제가 약 1년여 준비하고 있는
세계의 장수풍뎅이족 대도감 (The Dynastini of the World)의 홍보를 이제 슬슬 해야 될 것 같기에 글을 써 봅니다...ㅎㅎ;;
게시판을 어디로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일단 제가 계속 충우에 글을 올리던 이곳을 택했습니다....
그동안 첫아들의 출산과 아들 뒷바라지에 도감 작업이 많이 늦어졌고... 이제 아들녀석이 낮밤을
잘 가리는 상태가 되었기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 이름을 건 책 단행본의 출판은 이번이 처음인지라...
사진 편집을 출판사에서 다 해주는건지, 아님 제가 해야되는건지를 모르겠어서..
이걸 출판사에 맡기면 왠지 시간이 더 딜레이될거 같기도 (아닌가 더 빨리 되었을려나;;) 하여
그냥 제가 속편하게 다 "예시편집본"으로라도 만들어서 편집을 넘기자... 라는 결론을 지어
모든 표본 사진과 분포도 등을 포토샵으로 끄적거려 보고 있어요..
표본사진은 몸통 찍고, 다리부분 찍어서 이걸 합성하는 식으로 초점을 왠만큼은 다 맞게
일일히 편집하는 형식을 취했습니다.
손민우 선생님의 2008년 도감에 나오는 사진들보다는 당연히 퀄리티가 좋지 않을 것이나
그냥저냥 not bad 라고 생각이 됩니다. (전 4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ㅠㅠ)
약간 사진이 노랗게 보인다는 평도 있었으나 전체적인 사진 밝기나 색감은
편집팀에서 조절해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일단 제 작업 노트북에서는 실제 표본 색깔과 가장 비슷한 편인데... 노트북 화면 보정이
각자 다 달라서인 것 같습니다..)
아래는 표본 사진 대략적 퀄리티입니다. 여러분들이 다들 잘 아실 Eupatorus gracilicornis인데,
이렇게 앞날개가 거의 흑색에 가까운 진귀한 아종도 있습니다.
E. g. edai 아종으로서...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모르셨던 분들도 많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니터로 사진이 어둡게 보이실 분들도 계실텐데... 사진을 취하여 밝기를 올려보셔도
앞날개가 정말 흑색에 가깝다는 걸 인지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듯 도감에는 현재까지 학계에 알려진
장수풍뎅이족(Dynastini)의 전 종과 아종이 다 수록되며,
해외 표본시장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일반종들부터.. 모식표본만 박물관에 보관되 있는
초진귀종까지 세계각국 박물관 큐레이터에게 협조를 구해 사진이 대부분 다 수록될 예정입니다.
제가 소장한 표본을 촬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정말 진귀한 종은 모식표본의 사진을 실었습니다.
현재 사진을 입수하지 못한 종은 단 1종이 남았습니다.. -> 현재 프랑스 쪽에 협조요청중입니다..
1985년에 독일의 곤충학자 엔드로에디(Endrodi)가 세계의 장수풍뎅이를 전부 다루었던
무려 800페이지의 논문(사실상 도감이라고 표현해야겠지요) 을 발표한 이후,
전세계의 장수풍뎅이의 특정분류군인 "장수풍뎅이족"의 종들을 <아종 수준까지 다> 수록한
국내 최초가 아닌 "1985년 이후 세계 최초" 의 도감이 됩니다.
(어차피 이제 작업 막바지라서 있는데로 뻥튀기하여 대놓고 홍보하겠습니다 ㅠ)
아래는 도판의 예시입니다. (실제 인쇄본 배치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Xylotrupes - 타나멜라유 아종의 도판,
그리고 멕시코 특산의 시날로아톱뿔장수풍뎅이(Golofa xiximeca)의 도판예시 편집본입니다.
(역시 사진 밝기나 색감은 제 노트북에서는 실물과 흡사하지만... 여러분들의 모니터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출판사 편집부에서 잘 보정하여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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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위와 같은 도판의 예시편집본... 그리고 분류군의 분포.... 를 막바지 작업하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분포도는 제가 예전에 표본상자를 세팅하면서 꼭 해보고 싶었던 구성이었습니다.
세계지도와 함께 표본의 사진을 포함시켜 분포를 나타내는 것인데.... 좀 번잡해 보이기는 해도
실제 편집본에서는 좀 나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편집부 분들은 베테랑이실 테니까...)
여튼 실제 도감이 인쇄될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잘 편집되어지길 기대하며....
여기에서는 출판사에 넘기기 전의 임시편집예시본 2개만 올려봅니다... 여튼 이런 식으로 모든
종과 아종의 분포가 제시될 예정입니다...
Xylotrupes의 방대한 종류들 중에서 율리시스 종군- ulysses species group 에 속하는 종들의
분포 및 헤라클레스의 12아종 분포입니다..)
이름 표기는 좀 생소하더라도 될 수 있으면 원어 발음 그대로를 따랐습니다.
예1) 헤라클레스 리키 아종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인 Rene Lichy (르네 "리쉬") 의
이름을 따서 작명된 명칭이어서 리쉬 아종으로 수록될 예정입니다..
예2) Megasoma joergenseni
덴마크의 수집가 Mr. Joergensen (영어로는 요르겐센...? 그러나 덴마크어로는 "요한슨")
---> 요한슨코끼리장수풍뎅이 로 제시..
솔직히 저는 장수풍뎅이쪽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그냥 대학원 때 파리에 대해서 아주 약간..
그리고 곤충분류학에 대해서 아주 약간 입문했을 뿐입니다.
지금은 단지 장수풍뎅이가 좋아 수집하고 있는 아마추어 수집가이자 동호인일 뿐입니다...
그래도 사람의 취미라는 건 참 어찌 보면 한 분야를 열정적으로, 그리고 지치지 않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느꼈습니다. 퇴근하고 와서 피곤해도 도감 준비하는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으니까요..... 아마 여러분들도 그러실 거라 믿습니다...
도감을 준비하면서... 세계각국 학자들이 참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의 왠 일개 듣도보도 못한 사람이 시덥잖은 책을 준비한답시고 도움을 요청할 때,
흔쾌히 모식표본 사진과 논문 파일을 제공하고 각 종에 대해서 조언해 주는 대응에
감동도 많이 했습니다. 여러분이 아마 비쿠와를 통해서 잘 아실 일본의 신지 나가이 씨에게도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 외 미국쪽 교수님들과 유럽쪽 자연사박물관 큐레이터 박사님 등....
약 10여 명의 학자분들의 협조가 있어서 도감 준비가 현재 마지막에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일반 직장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렇게 1년여 동안 책을 준비하면서... 다시금 대학원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참 많이 돌이켜 보게 된 것 같아요...
뭐.. 솔직히 책이 얼마나 팔릴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많이 판매되면 좋겠지만,
그래도 제 주제에 무려 단행본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운이 따랐던 것 같고
또 저 자신에게도 큰 영광이 된다고 생각이 되네요... 도감의 제작을 승낙해 주신 출판사측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도감은 대략 10월 정도쯤에는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나름대로는 일본을 앞질러서
장수풍뎅이쪽의 도감을 낸 것에 대한 자부심(=자만은 아닌....)을 가지고 싶고,
(곤충의 왕국 일본이 이상하게도 아직 장수풍뎅이쪽의 대도감이 없습니다..)
향후 몇년 이내로 아마 일본의 신지 나가이 씨가 장수풍뎅이 대도감을 낼 것입니다만
제가 이번에 나가이 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처럼... 나가이 씨도 부탁하는 자의 입장에서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음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 봅니다..
여하튼 각설하고......
위쪽에 제가 오바해 가며 책 홍보 멘트를 한 것에 대해서는 부디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위로 스크롤을 올려 다시 읽어보니 손이 오글거립니다만... 그래도
그냥 한번만 웃고 넘어가 주십시오.....^^
여러분들 모두 충운이 깃드시기를, 그리고 이번 여름 알차게 보내시기를!!!!! ^_^
정말로(?) 마지막으로.....
최강 인기를 지니고 있는 헤라클레스에 대한 설명 부분 원고 일부를 공개(?)합니다.
출판되는 도감에서는 대략 이런 스타일로 각 종별 설명이 이뤄지게 됩니다.
Dynastes (Dynastes) hercules (Linnaeus, 1758) 헤라클레스왕장수풍뎅이
공식적으로 가장 큰 몸길이가 178㎜인 것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의 장수풍뎅이로서,
종명(hercules)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헤라클레스(Hēraklēs)’를 뜻하는 유명한 곤충이다.
대형과 소형에서 뿔이 발달하는 양상이 다소 다르며, 이에 따라 과거에는 크기별로 다른 종이라
여겨져 각각 다른 신종으로 발표되었던 바 있다.
예를 들어 덴마크의 학자 파브리시우스(Fabricius)가 소형의 단각형(短角形) 개체를 ‘알키데스(alcides)’
라는 종명으로 1781년에 발표하였고, 이듬해인 1782년에는 독일의 학자 판저(Panzer)가
중형급의 개체를 ‘이피클루스(iphiclus)’로 발표하였지만 이들은 1758년에 기재된 ‘헤라클레스
(hercules)’보다 뒤늦게 보고된 종류들이므로 모두 동물이명(synonym)이다.
판저가 저술한 1782년의 문헌에 ‘이피클루스’의 원기재 삽화와 함께 ‘알키데스’의 형태도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이들을 ‘그림 10-1~2’에 수록하였다. 한편 본 종은 중남미에 분포하며 현재까지
수많은 아종이 발표되어 있으나 학자마다 아종 분류에 대한 의견이 달라서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중앙아메리카의 장수풍뎅이류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라트클리프(Ratcliffe) 박사가 2003년의 논문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헤라클레스의 아종들을
전부 동물이명(synonym)으로 처리했던 바 있으나, 훗날 다른 학자들의 자료에 의하면 이들이
계속 유효한 아종인 것으로 제시되고 있어 분류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것이라 추측된다.
여기에서는 라트클리프 박사가 동물이명으로 처리하기 이전의 시점에서 유효한 아종으로 여겨지고
있었던 총 12종류를 정리하여 발표된 연도의 순서대로 수록하였다.
그림 10-1 : 알키데스왕장수풍뎅이(현재의 헤라클레스왕장수풍뎅이)의 삽화(Panzer, 1782에서 발췌)
머리뿔과 가슴뿔에 돌기가 발달하지 않는 헤라클레스의 소형 개체를 묘사한 것으로, 덴마크의 학자 파브리시우스는 알키데스(Scarabaeus alcides)라는 명칭으로 1781년에 신종 발표하였던 바 있으나 현재는 헤라클레스의 동물이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림 10-2 : 이피클루스왕장수풍뎅이(현재의 헤라클레스왕장수풍뎅이)의 원기재 삽화(Panzer, 1782에서 발췌)
머리뿔과 가슴뿔에 돌기가 존재하지만 대형 개체처럼 길게 발달하지는 않는 헤라클레스의 중형 개체를 묘사한 그림으로, 독일의 학자 판저는 이피클루스(Scarabaeus iphiclus)라는 명칭으로 1782년에 신종 발표하였던 바 있으나 현재는 헤라클레스의 동물이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문헌의 삽화를 제외한 모든 사진과 편집본은 강력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불펌하시지 말아 주십시오..^^;;>
사진을 구했으면 좋겠네요 ㅎㅎ
기대되요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ㅎㅎ
빨리나오면좋겠습니다ㅡ =3ㅡ
완전 기대되네요
역시 충우는 정보통이 크네요 ㅎ
엄청납니다;;
추천
나오면 저가 1빠로 살꺼에요 ㅋ
너무 좋은 정보들이 득실득실 할거 같은 기분이네요 ㅋ
저가 특히 다른나라 장수풍뎅이, 사슴벌레에 관심히 많아서 너무 궁굼하네요 ㅎ
어쨌든 좋은정보 감사해요
행운을 빕니다!
추천 꾹~^^!
저처럼 얕은 지식의 사람이 봐도 제대로 된 도감이 국내에 별로 없다고 생각될 만큼
매니아를 능가하는 그런 학자들이 없는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황슬마로님의 저런 확실한 정보와, 뛰어난 학식과 지식을 바탕으로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저런 도감이 탄생한 것에 감사와 감동, 그리고 경의를 표합니다.
꼭 소장해야겠습니다. ^^
작은 소망으로.. 첫 인쇄판엔 꼭 친필사인을 첨부해주세요..! ㅋㅋ
존경합니다
홍혁준님은 댓글요정에 충마법으로 269 포인트 지급되었습니다.
이영웅님은 댓글요정에 충마법으로 50 포인트 지급되었습니다.
역시 도감이 甲이제!
임진석님은 댓글요정에 충마법으로 197 포인트 지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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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든 업이든 끝까지 가면 엄청난 결실이 있는 것 같네요!!
저도 곤충과 업에 조금 더 흥미와 열정을!!!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