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장수풍뎅이는 동남아시아에 분포하는 칼코소마속의 대표적인 종류지요.
옛날 사람들은 이 아틀라스장수풍뎅이랑 코카서스장수풍뎅이(케이론청동장수풍뎅이)랑 구별할 수 있었을까요?
아틀라스장수풍뎅이 수컷 (원명아종: Chalcosoma atlas atlas from Sulawesi, INDONESIA)
코카서스장수풍뎅이 수컷(원명아종: Chalcosoma chiron chiron; 구 Chalcosoma caucasus from Java, INDONESIA)
아틀라스장수풍뎅이와 코카서스장수풍뎅이는 매우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3개의 큰 뿔, 청동빛의 몸, 생김새까지요. 겉으로 다른 건 크기와 머리뿔 돌기의 차이 뿐입니다.
아틀라스장수풍뎅이 원명아종: 머리뿔은 튀어나온 돌기가 없고 단지 톱니 거치가 두드러진다.
코카서스장수풍뎅이 원명아종: 머리뿔 중간에 뿔돌기 하나가 튀어나와 있다.
아틀라스장수풍뎅이와 코카서스장수풍뎅이는 외형적으로 차이가 나고, 다른 종이며, 산지도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그런 자료정보가 부족했던 옛날에는 두 종을 혼동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틀라스장수풍뎅이를 처음 기록한 분류학자 린네조차도 서식지를 아메리카(America)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하고 말았지요.
-카를 린네의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1758)에서 발췌
(린네가 소장했던 아틀라스장수풍뎅이(Scarabaeus atlas) 표본. 영국 린네 학회(The Linnaean Society) 소장.)
린네가 지니고 있던 아틀라스장수풍뎅이 표본은 가슴뿔과 앞다리 부분만 남아 있어, 무슨 아종인지, 혹여나 코카서스장수풍뎅이가 아닌지 도통 알 길이 없습니다.
1700년대에 그려진 아틀라스장수풍뎅이 그림. 술라웨시섬의 원명아종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산지는 '자바(Java)'섬으로 나와 있습니다.
채집기록의 오류일까요? 아니면, 약 300년 전 자바에는 아틀라스 원명아종이 서식했던 것일까요?
아무튼 곤충학자 올리비에가 sp. chiron을 발표하기 전까지 세뿔 청동장수풍뎅이는 아틀라스만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올리비에가 chiron을, 파브리시우스가 caucasus를 발표한 이후에도
아틀라스와 코카서스의 혼동은 1800년대 무렵까지 지속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에드워드 도노반 Edward Donovan의 <An Epitome of the Natural History of the Insects of India>(1800)에서 발췌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The Descent of Man>(1882)에서 발췌
박물학 저술가였던 에드워드 도노반도, 진화생물학자였던 찰스 다윈도, 올리비에와 파브리시우스가 먼저 발표했던 코카서스장수풍뎅이를 아틀라스장수풍뎅이로 잘못 묘사했습니다.
과연 단순한 오동정일까요? 아니면 린네가 가지고 있던 표본 중에 코카서스장수풍뎅이의 것이 섞여 있었다가, 현재는 소실되어 사라진 것일까요?
@ 비슷한 사례
1.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 Tropidacris cristata
뉴스 기사에 나왔던 코스타리카산(?)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
ⓒ Didier Descouens 프랑스령 기아나산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는 남미에 서식하는 대형 메뚜기입니다. 중앙아메리카 아종 이름인 Tropidacris dux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린네가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를 처음 발표한 년도는 1758년입니다.
그러나 린네가 소장했던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 표본에는 콜라리스열대큰메뚜기 Tropidacris collaris가 섞여있었습니다.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 콜라리스열대큰메뚜기 두 종이 섞여 있었던 거에요.
이후에 콜라리스열대큰메뚜기는 새 학명을 얻어 재동정되었습니다.
-린네가 소장했던 크리스타타열대큰메뚜기(Gryllus cristatus) 표본. 영국 린네 학회(The Linnaean Society) 소장.
-위의 표본이 후세의 학자 J. A. Marshall에 의해 Eutropidacris collaris로 재동정되었다. 영국 린네 학회(The Linnaean Society) 소장.
2. 봄베이각시메뚜기 Patanga succincta
-맥스웰Mxwell-Lefroy & 헤롤드Harold, Indian insect life : a manual of the insects of the plains (tropical India) - 1909년에서 발췌
-일본의 구메지마섬에서 촬영된 봄베이각시메뚜기. 일본에서는 '대만각시메뚜기(タイワンツチイナゴ)'라고 부릅니다.
사진출처 http://jbkk.at.webry.info/200910/index.html
봄베이각시메뚜기는 우리나라 각시메뚜기 P. japonica와 비슷하지만 옆가슴 무늬가 다르고 크기가 더 크며, 체모가 적고 날개가 깁니다.
린네가 소장한 표본에는 봄베이각시메뚜기뿐만 아니라 다른 메뚜기가 섞여있었고
200년이 지난 이후 J. A. Marshall이 린네의 표본은 린네 시대로부터 100년이 지나 저명한 곤충학자 부어메이스터Burmeister가 Valanga nigricornis라는 새로운 학명으로 발표한 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린네가 소장했던 봄베이각시메뚜기(Gryllus succinctus) 표본. 영국 린네 학회(The Linnaean Society) 소장.
-위의 표본이 후세 학자 J. A. Marshall에 의해 Valanga nigricornis로 재동정되었다.
후세의 동정라벨에는 'G. L. succinctus L.의 신모식표본이 아님'으로 표기하고 있다. 영국 린네 학회(The Linnaean Society) 소장.
이처럼 오동정뿐만이 아니라, 같은 종으로 기록되었던 곤충이 후세에 새로운 종으로 등록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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