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Windmill, 김희수입니다.
오늘, 새로운 표본 콜렉션을 마무리한 기념으로 이렇게 포스팅을 남깁니다.
이 연재를 표본소개 코너에 올릴지 곤충강좌 코너에 올릴지 고민이 되긴 했는데,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 일단 곤충강좌 코너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번 연재의 주제는 Genus Pseudorhaetus - 반굽은턱사슴벌레속에 관한 이런저런 썰을 푸는 것입니다.
이전까지 올렸던 연재에서 중간중간 약간의 썰을 풀기는 했습니다만, 이전의 썰들과 미처 풀지 못한 썰들을 마저 풀어보고자 이렇게 연재를 올립니다.
저는 곤충에 관해 깊게 배운 것도 아니고 관련 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것도 아닌지라(생명공학이면 아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닌가요? ㅎㅎ),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그냥 머글 한 명이 썰 좀 푼다고 생각하시고 예쁘게(?) 봐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슬마로님이나 준석님 수준의 전문성을 기대하신다면 살포시 뒤로가기를 눌러 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구성 내용은
1. Pseudorhaetus(속명)에 관한 썰
2. P. oberthuri(오베르투리반굽은턱사슴벌레)에 관한 썰
3. P. sinicus ssp. (시니쿠스반굽은턱사슴벌레)에 관한 썰
4. P(W). perroti(페로티반굽은턱사슴벌레)에 관한 썰
5. Y. makii(마키굽은턱사슴벌레)에 관한 썰
뭐 대충 이렇게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과연 가능할지;;
아무튼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1. Pseudorhaetus에 관하여
이전에 제가 이 속에 관한 연재를 올리지 않았다면 이 속의 존재조차 모르고 계실 분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상당히 낯선 속인 것만은 분명하지요.
Pseudorhaetus속은 일명 '반굽은턱사슴벌레속'으로 통용되어 불리는 속으로서,
중국 남부에서부터 타이완 섬, 베트남 남부에 이르는 마냥 좁지만은 않은 영역에 분포하는 속입니다.
(물론 속 자체의 분포가 넓다는 것이지, 절대로 종 단위의 분포가 넓은 것은 아닙니다.)
도합 3종 4아종(원명아종 포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아)종의 학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Pseudorhaetus overthuri Planet, 1899
2. Pseudorhaetus sinicus
2 - 1. ssp. sinicus (Boileau, 1899)
2 - 2. ssp. concolor (Benesh, 1960)
3. Pseudorhaetus(Weinreichius) perroti (Lacroix, 1978)
위에서 언급된 서식지로부터 알 수 있듯이 아열대 ~ 열대 기후의 우림에서 서식하며,
일부 종을 제외하고 매우 강한 광택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국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옆에서 봤을 때 턱이 아치 모양으로 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그 정도가 Rhaetulus속 보다는 약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Rhaetus 속의 턱이 양 옆 방향으로 강한 아치형을 그리고,
Pseudorhaetus 속의 턱은 상하 방향으로 아치형을 그린다는 점도 알아 두시면 도움이 되시려나...?
Rhaetus 속에 넣기도 애매하고 Rhaetulus 속에 넣기도 애매한 이 턱의 형상으로 인해
Rhaetus 앞에 'Pseudo-' 를 붙인 'Pseudorhaetus' 속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위 스크린샷에서 알 수 있듯이 'pseudo'는 라틴어로 가짜, 사이비(似而非)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가 옛 로마어의 영향을 받았고, 로마어가 라틴어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영미권에서도 'pseudo'는 가짜의, 모조의, 사칭자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명을 보시면 다들 아시겠지만 'pseudo' + 'Rhaetus' 로 탄생한 학명입니다.
'Rhaetus' 속의 국명(가칭이기는 하지만)이 '굽은턱사슴벌레속'으로 통용된다는 점에 의해
우리나라에서는(역시나 가칭이기는 하지만) '반굽은턱사슴벌레속'으로 적당히 번역되어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사례로는 'Neolucanus'속이 있겠네요.
'Neo(새로운, 젊은)' + 'Lucanus(참사슴벌레속 - 혹은 걍사속)' = 'Neolucanus(새사슴벌레속)'
(다시 한 번 얘기해 드리는 것입니다만 새사슴벌레의 '새'는 'Bird'가 아닙니다!)
사실 이 속 자체가 학명으로나 국명으로나 사람들에게 많은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일단 학명으로만 따져 보면...
Genus Rhaetus
Genus Rhaetulus
Genus Pseudorhaetus
Lucanidae(사슴벌레과)에서는 비슷한 속명이 이렇게 3속 정도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다음 구글 검색 화면을 보도록 하지요.
(앞서 언급했던 턱의 형상 차이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잘 찾아 보시면 스파이가 하나 끼어 있습니다!
Rhaetus westwoodi westwoodi 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여기에는 스파이가 둘 끼어 있습니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jpg)
정말 뜬금없는 녀석이 하나 나왔군요!
아무튼 각설하고;;
Pseudorhaetus 속은 덜한 편이지만 Rhaetus 속과 Rhaetulus 속은 아직도 혼동하는 사람들이 꽤나 보이는 상황입니다.
외국인들도 헷갈리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라고 다를까요...
국명은 더 혼란합니다.
당장 생각나는 속만 정리해 보면,
반굽은턱사슴벌레속
- Genus Pseudorhaetus
굽은턱사슴벌레속
- Genus Rhaetus
- Genus Rhaetulus
- Genus Yumikoi
- Genus Weinreichius(Genus pseudorhaetus로 편입)
턱이 휘어 있기만 하면 죄다 '굽은턱사슴벌레'라고 이름을 붙여버리는 바람에 이런 사단이 난 것 같네요.
(가짜 속의 의문의 1승)
가칭이라서 뭐라 할 말은 없습니다만, 국명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혼란을 느끼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급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잠시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샜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Pseudorhaetus 속이 중국 남부 ~ 베트남 일대에 서식한다고 했는데, 이 점이 수집가들에게는 상당한 문제였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월남전 이후로 공산화와 함께 시장이 폐쇄되어 표본조차도 쉽게 구할 수 없었고,
중국의 경우 생물 및 표본 수출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엄격해 역시나 개체를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례로 다음 짤을 보시면,
속명이 Weinreichius로 표기되어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오래된 자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희소성에서 별 5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Rhaetus westwoodi westwoodi 에 관한 자료입니다.
똑같이 희소성 별 5개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참고해야 할 것이...
헥사 만디블라리스 수마트라누스 아종의 자료입니다.
희소성이 별 3개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종의 체감 입수 난이도를 고려해 보면 이 사이트가 희소성 자체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그래도 페로티와 웨스트우디가 같은 희소성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http://www.insect.gn.to/index.htm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로 걸어 놓았으니 확인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아무튼 이렇게 높은 입수 난이도를 자랑하던 오베르투리, 페로티 등도 베트남 시장이 개방되면서 희소성 및 가격이 떨어지게 되지요.
현재 오베르투리의 경우 40mm대 수컷을 단돈 10달러(!)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페로티의 경우 60mm대 수컷을 약 15달러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Pseudorhaetus의 수집 난이도는
P. sinicus sinicus < P. sinicus concolor <<<<<< P. overthuri <<<<<<<<<<<< P(W). perroti
였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P. sinicus sinicus < P. oberthuri < P. sinicus concolor <<<<< P(W). perroti
가 되었다가 급기야
P. overthuri < P(W). perroti <<<<< P. sinicus concolor < P. sinicus sinicus
가 되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변의 시니쿠스 원명아종)
표본의 희소성은 종 자체의 희소성에 의해서도 결정되지만, 채집지의 접근성이 큰 몫을 한다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오베르투리와 페로티는 산지에서는 흔한 종이었지만 낮은 접근성(폐쇄된 시장)으로 인해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베트남이 개방되면서 이 두 종은 철저하게 가격 방어에 실패했고,
여전히 반출 규제를 받고 있는 시니쿠스 원명아종의 희소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보시면 되겠군요.
속명에 관한 썰은 이 정도에서 멈추도록 하고 종에 관한 썰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 Pseudorhaetus oberthuri(오베르투리반굽은턱사슴벌레)
수컷의 경우 51.85mm로 종 내 대형 사이즈입니다.
Pseudorhaetus속의 모식종(Type Species)입니다.
모식종은 분류학에서 속을 정의할 수 있는 종(모식성을 가지는 종)을 의미합니다.
하나의 새로운 속을 정의(혹은 발표)할 때 그 속에 소속된 여러 종들 중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종을 모식종으로 설정합니다.
물론 새로운 속을 발표할 경우 그 속에 여러 종이 소속된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보통 해당 속 중 최초로 발견된 종이 모식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종의 경우 Planet(행성 아님!)이 1899년에 최초로 기록했으며, 동시에 Pseudorhaetus속을 발표한 관계로 자연스럽게 모식종의 지위를 가지게 됩니다.
P. sinicus sinicus 역시 1899년에 발표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모식종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계속 하도록 하지요.
아무튼, 이 종의 프로필을 간략하게 살펴보자면,
사이즈(출처별로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대략적으로) :
수컷 - 29 ~ 59mm
암컷 - 25 ~ 35mm
서식지 : 베트남 북부 일대(특히 하장 성)
그리고...
타란두스 뺨치는 강한 광택을 가지고 있으며, 시니쿠스와는 달리 온 몸이 붉은 빛을 띠는 것이 특징입니다.
번역된 부분에서 대만과 중국의 개체와 비교를 하고 있는데,
대만 : P. sinicus concolor
중국 : P. sinicus sinicus
를 의미합니다.
열대 지역이라는 특성 상 1년 내내 채집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주로 우기에 많이 활동한다고 합니다.
이 종의 특징(?) 이라면 제 이름이 제대로 불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인데요...
이 하나의 짤로 모든 것을 설명하겠습니다.
자동완성 기능을 사용했을 때 연관검색어로
'Pseudorhaetus oberthuri' 가 아닌
'Pseudorhaetus oberthueri' 가 검색되는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Lucanidae 학명 일람표를 참고해 보면,
정식 학명이 'P. oberthuri' 인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Lucanidae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과 소속 종의 학명들도 있으니 참고하실 분은 참고 바랍니다.
저도 초창기엔 아무 생각 없이 'P. oberthuri'와 'P. oberthueri'를 혼용했던 적이 있었지요...
3. Pseudorhaetus sinicus ssp. (시니쿠스반굽은턱사슴벌레)
필자가 보유한 P. sinicus ssp.
원명아종의 경우 53.80mm의 중대형,
콘컬러 아종의 경우 51.25mm의 중대형입니다.
Pseudorhaetus속 중에서 유일하게 아종 단위가 나뉘어져 있는 종입니다.
하나는 원명아종인 시니쿠스 아종(ssp. sincius), 다른 하나는 콘컬러 아종(ssp. concolor)입니다.
원명아종은 오베르투리와 같은 1899년, Boileau에 의해,
콘컬러 아종은 원명아종에 비해 다소 늦은 1960년, Benesh에 의해 기록됩니다.
라벨을 보면 아시겠지만 원명아종은 중국 내륙, 콘컬러 아종은 타이완 섬(대만)에 서식합니다.
원명아종의 경우
크기 :
수컷 - 32 ~ 65mm
암컷 - 22 ~ 43mm
서식지 : 중국 남부(장시 성, 푸젠 성, 광둥 성 일대)
콘컬러 아종의 경우
크기 :
수컷 - 28 ~ 63mm
암컷 - 30 ~ 40mm
서식지 : 타이완 섬
이 두 아종을 구분하는 방법은...
사진 상태가 영 안 좋기는 한데... 원명아종의 넓적다리마디가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두 개체는 일부러 뒤집어서 전시한 개체들입니다.
원명아종은 52.65mm의 중대형 개체,
콘컬러 아종은 44.40mm의 중형 개체입니다.
부득이하게 이전 연재에 올렸던 사진을 재탕했습니다.
이렇게라도 구분이 되셨다면 다행이구요...
여기서 콘컬러 아종의 학명의 유래를 대강 유추할 수 있습니다.
'con(일정하다는 뜻의 접두사)' + 'color(색)' 으로,
다리의 색도 검은색으로 일정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이렇게 아종이 구분되어 있기는 한데 간혹 구분 없이 유통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 같습니다.
(판매자가 스페인 사람이라는 점은 넘어가도록 합시다. 크흠...)
이전에 오베르투리에 관한 썰을 풀 때 모식종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를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원명아종의 동물이명(synonym)에 관한 자료
콘컬러 아종의 동물이명(synonym)에 관한 자료
네, 시니쿠스 원명아종이 1899년 처음 기록되었을 때의 학명은 'Rhaetulus sinicus sinicus' 였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Rhaetulus'속의 종으로 발표되었으니 모식종이 될 수가 없었던 겁니다.
콘컬러 아종의 동물이명에도 'Rhaetulus concolor' 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콘컬러 아종이 기록된 1960년 이후에야 시니쿠스반굽은턱사슴벌레의 소속 변경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에 'Rhaetulus sauteri'라는 또 다른 동물이명이 있는데,
저는 이것에 대해 위 두 자료가 정확하다는 전제 하에 다음과 같이 추론했습니다.
1. 1899년 중국 내륙의 Rhaetulus sinicus가 기록된다.
2. 1931년 대만의 Rhaetulus sauteri가 기록된다.
3. Rhaetulus sauteri가 Rhaetulus sinicus sauteri로 변경된다.
(당시 시니쿠스굽은턱사슴벌레의 아종으로 지위 변경)
4. R. s. sinicus와 R. s. sauteri가 동물이명처리된다.
(동물이명의 경우 처음 기록된 학명을 따른다는 원칙 하에 R. sinicus sinicus로 통합되었을 것이다.)
5. 1960년 구(舊) R. s. sauteri가 Rhaetulus concolor로 재기록된다.
6. Rhaetulus sinicus가 Pseudorhaetus sinicus로 바뀌는 과정에서 R. concolor도 P. sinicus concolor로 변경된다.
이상 제 뇌피셜이었습니다...
발표된 논문 등을 찾아보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신분의 한계(?)로 그러지 못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오베르투리가 모식종으로 지정될 때 시니쿠스는 Pseudorhaetus속이 아니었다는 점...
4. Pseudorhaetus(Weinreichius) perroti (페로티반굽은턱사슴벌레)
수컷의 경우 66.35mm의 중대형 개체입니다.
Pseuodrhaetus 속의 최대종입니다.
1978년 Lacroix에 의해 기록되었습니다.
크기 :
수컷 - 49 ~ 78mm
암컷 - 자료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크흡...
서식지 : 베트남 남부 람동 성(람동 성 특산종)
한때 Weinreichius 속에 소속되어 있던 종입니다.
참고로 당시 Weinreichius 속은 1속1종이었습니다.
(아종도 없었음!)
한 때 다른 속이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다른 Pseudorhaetus 속 소속 종들과는 다소 이질적인 느낌을 줍니다.
일단, 다른 종들과는 달리 내치가 상당히 작고 고른 편입니다.
다른 종들을 보다 이 종을 보면 뭔가 밋밋한 느낌을 쉬 받는 편입니다.
그리고 다른 종들에 비해 광택이 약한 편입니다.
가뜩이나 광택도 약한 편인데 속내 최강의 광택을 자랑하는 오베르투리 옆에 놔두니까 더 비교가 되네요...
돋보이는 이마방패도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사실 이렇게 광택이 약한(?) 이유는 서식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이,
이 종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서식합니다.
보통 열대의 곤충들은 강한 햇빛을 효과적으로 반사시켜 체온의 지나친 상승을 막기 위해 광택을 내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발 1000m면 아무리 열대라도 비교적 낮은 기온을 가지기 때문에 구태여 강한 광택을 가질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종의 서식 환경에 관한 자료 하나 보고 가시죠.
(대부분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이라 별로 건질 내용은 없을 겁니다)
(Lacroix를 Laxcroix로 오기한 것은 넘어가도록 합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80~90년대까지만 해도
1. 신종(新種) 버프
2. 국지성의 끝을 달리는 서식지(람동 성의 다랏 지역 인근에서만 서식)
3. 극악의 서식지 접근성(해발 1000m 이상 고산지)
4. 베트남 공산화로 인한 시장 폐쇄
이 4가지 요인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상상 그 이상의 가격대를 자랑했는데...
망해쓰요...
베트남 시장이 개방되고 나서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하락(이라 쓰고 폭락이라 읽는다)했습니다.
저처럼 최근에 수집한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90년대에 수집하신 분들 중 일부는 피눈물(?)을 흘리실 수도...?
(아님 말고요...)
아무튼, 이 종은 최초기록된 후 한동안 Weinreichius 속에 소속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사슴벌레대도감에서 Pseudorhaetus 속으로 소속이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전문적 지식의 부재로 인해 더 자세히 설명은 못 드리겠네요;;)
이렇게 Pseudorhaetus 속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눈썰미가 좋은 분이라면 제가 설명하지 않은 종이 하나 더 있음을 알 수 있을 겁니다.
5. Yumikoi makii (마키굽은턱사슴벌레)
필자가 보유한 Y. makii 페어.
수컷의 경우 65.80mm의 중대형 개체입니다.
Arnaud와 Miyashita에 의해 기록된 종입니다.
무려 2006년에 발견된 따끈따끈한 신종!
심지어 간지나게 아종도 없는 1속1종입니다!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종이라 그런지 크기에 관한 자료가 보이지 않네요.
크기 :
수컷 - ??? ~ 75mm
암컷 - 자료 찾지 못함;;
서식지 : 베트남 중부(꼰뚬 성 ~ 다낭 직할시)
아마 보면서 익숙한 느낌을 받은 분들이 많이 계실 듯 합니다.
좌 - Yumikoi makii
우 - Hexarthrius parryi
집에 두 종의 표본이 모두 있긴 하지만 사진 상태가 좋지 않아 부득이하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얼핏 보면 매우 비슷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마키의 경우 내치가 더 작고 조밀하며, 페리와는 달리 머리 부분에 돌기가 없습니다.
또한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촉각 끝이 4마디입니다.
Hexarthrius parryi paradoxus의 더듬이
촉각 끝이 6마디입니다.
참고로 오른쪽의 더듬이는 Hexarthrius mandibularis sumatranus의 더듬이입니다.
사실 Yumikoi 속은 Weinreichius 속과 통합 얘기가 가끔 튀어나오던 속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까(?) Weinreichius 속이 Pseudorhaetus 속에 편입되면서 이제 Yumikoi 속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
그래도 페로티와 마키는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하니까
먼 훗날 Yumikoi 속도 Pseudorhaetus 속에 편입될 가능성을 염두해 미리 표본을 구했습니다.
(어차피 얼마 하지도 않으니 뭐...)
뭐 아무튼 이렇게 (아무말 대잔치 급) 썰은 마무리 지어야 되겠네요.
처음 이 속에 관심을 가지고 작정하고 모으기 시작한 것이 7월 초였는데, 상당히 빨리 모은 것 같습니다.
이 속을 모으면서 관련된 정보도 이리저리 찾아보고... 하여튼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표본을 두서없이 막 모으고 다녔는데,
이렇게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표본을 모으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일인 줄은 처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Dynastes 속 전용 상자' 라고 해서 140 오버 페어로만 한 상자를 채운 것도 일종의 컨셉이었죠.
(중 사이즈가 아니라 대 사이즈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주제를 잡고 표본을 수집하니 보기에도 좋고 심리적 만족감도 더 커지는 것 같네요.
군 입대로 인해 앞으로 약 2년간은 표본 수집을 못 하겠지만,
제대 후에 다시 시작할 예정입니다.
물론 다음 컨셉은 이미 잡아 놓았습니다 후훗...
표본도 일부 준비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수집 난이도 극상의 3아종만 수집에 성공한다면 무난한 수집이 될 것 같습니다.
이만 마쳐야겠군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 잘 알려진 정보들이라서...
아무튼 도움이 된 사람이 한 분이라도 계신다면 저는 그걸로 만족하렵니다.
짧지 않은 연재 읽어 주셔서 고맙고, 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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