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방은 불나방 종류인 것 같습니다만, 제가 본 나방중에서 아주 예쁜 축에 속하는 종류였던 것 같습니다.
날개를 오무리고 있으니 그저 그래 보이지만, 날개를 피면 분홍색의 몸체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다만,...너무 흔했기 때문에; 많이 잡을 생각을 안했네요.
등화 중간에 날아온 사슴벌레 암컷.
무슨 종인지는 결국 현재까지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흉부 바깥 양쪽에 검은 반점 혹은 선이 있고, 딱지날개 가운데가 오돈토라비스 처럼 검은 선이 있네요.
혹시 아시겠는 분은 동정 부탁드립니다...크기는 24mm 내외로 작았습니다.
결국 사슴벌레를 찍고 얼마 안지나 노트북 배터리가 다 닳아 버리는 바람에 더이상 찍지 못했습니다.
이 사슴벌레를 찍은 후에 나방 7~8종류와 그리고 졸참나무하늘소류가 날아왔고, 그밖에 매미 2종을 잡는 등, 이날 저녁은 전날보단 어느정도 선방했습니다.
사진은 이날 저녁 채집의 메인이였던 졸참나무하늘소류(Batocera sp.)...사실 Batocera rubus rubus 같지만, 정확한 동정은 저한테는 어려웠습니다.
아주 대형이였지만, 아쉽게도 오른쪽 앞다리가 부절이 없는 채로 채집되었습니다.
결국 등화채집은 마지막 단 한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로젠버기나 제왕매미, 안테우스, 뷰세팔로스는 이미 애진즉에 포기했으나, 키론만은 꼭 잡고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가 너무 좋지 않아 포기해야하는가 싶었습니다.
(사실 경비가 다 떨어져서 정글 내부로 들어가서 등화채집을 할수 없었고, 산을 낀 대로변 근처의 탁 트인 언덕같은 곳에 등화를 설치하는 방법밖에 없었고, 거기다 카메론 하이랜드의 날씨가 밤에는 아주 서늘해, 많은 곤충이 활동하지 않습니다. 결국 날씨와 여력 모두 따라주지 않았던 셈)
유명한 키론의 산지 중 한곳이라길래 기대를 많이 하고 갔으나, 예상외의 난관에 매우 힘이 빠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로변을 걷던 중에 토막이 난 Chalcosoma.sp의 암컷 시체를 발견합니다.(아쉽게도 시체의 사진은 찍지 못했습ㄴ다.)
등딱지에서 청동빛의 광택이 났고, 크기는 국내 장수풍뎅이 암컷보다 더 컸기 때문에, 아틀라스나 키론의 암컷일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주변을 뒤져서 있는 대로 암컷의 토막을 수습했습니다. 부절 몇개가 모자라긴 했지만 없는대로 표본을 만들 생각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암컷 시체를 발견한 곳 근처에서 마지막 등화채집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사뭇 비장한 마음으로 등화를 켰습니다..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그날 보름달이 떠버렸습니다.
기껏 키론의 단서를 잡았는데, 보름달이라니! 하면서 한탄할 뿐이였습니다.
역시 전 채집보다 더 적은 수의 곤충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방들도 대형 나방은 많이 날아오지 않고, 마지막이라 아쉬운 마음에, 한국에서도 볼수 있는 박각시들도 가리지 않고 챙겨 넣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끝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노트북의 배터리도 다 소진되서 사진을 더 찍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배터리가 채집때마다 거의 없는 이유는 등화 켜놓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봤기 때문에...)
결국 그날 밤은 깊어만 갔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 다음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행에 오를 저를 동정하기라도 하듯
결국은...날아와 주었습니다..ㅠㅠ
Chalcosoma chiron(?)
엄청난 수준의 초단각...개체지만 우렁찬 소리와 함께 등화에 날아와 주었습니다.
처음 봤을땐 암컷인가 싶었는데, 긴 다리와 수줍게 솟은 뿔을 보고 수컷임을 알았습니다.
사실 아틀라스나 모렌캄피일수도 있으나....초단각 개체임에도 저정도 크기라는것을 감안해 보면
아마도 키론(코카서스)일 확률이 더 높아 보입니다.
이 사진은 그 다음날 아침에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부탁해서 찍어달라고 했습니다.
손이 엄청 아프더라구요.
그리고 키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왕풍뎅이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덩치는 장수풍뎅이보다 큰 괴물 풍뎅이도 채집할수 있었습니다.
초단각 개체긴 하지만 키론이 비등비등할 정도면 저 풍뎅이가 얼마나 큰지 알수 있습니다.
마치 국내의 검정풍뎅이와 왕풍뎅이를 섞어서 한 4배 불려놓은것 같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녀석 역시 끝까지 동정하지 못했네요...아시는 분은 동정 바랍니다.
지나가는 한국인의 부탁을 들어준 Alexandre Knoll 씨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비록 장각 개체를 잡지 못했고, 또 다른 목표했던 곤충들도 거의 보지 못해 실망감이 컸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야생 키론을 잡아 봤다는 것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면서,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먼 훗날 다시 여기 오거든, 넉넉한 경비와 장비를 준비해서, 또 그땐 혼자가 아니라 몇 명의 조력자와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Good bye~! Malaysia~!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한달에 걸쳐 그동안 잡았던 말레이시아의 곤충들을 표본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길가다 주웠던 키론 암컷의 시체입니다.
겨우 그 주변을 뒤져서 배와 나머지 날개, 흉부, 머리 등등을 다 찾아냈습니다.
다리가 2개정도 모자랐지만, 장수풍뎅이의 것으로 바꿔 붙여놓으니까 티가 안나더라구요.
그리고 키론만큼 컸던 풍뎅이도 표본으로 만들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동정 부탁드립니다. 딱지 날개가 저렇게 번들번들한 가죽과 같은 광택이 나며, 만져보면 벨벳같은 촉감이 나는 아름다운 곤충입니다.
제가 잡은건 암컷이었는지, 솔수염같은 더듬이는 없었습니다.
거기서 아주 흔하게 보였던 다른 풍뎅이와 함께 찍어보았습니다. 저 풍뎅이는 등에 깊게 점각열들이 많이 발달해 있더군요.
커다란 Batocera sp.를 제외하고도 하늘소 한 종이 더 잡혔었습니다.
이녀석은 날개를 펴서 전족했습니다.
등화채집으로 잡은 개체가 아니라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저 Dorcus 속의 사슴벌레는 길가다 썩은 나무를 아무렇게나 부쉈더니 나왔습니다.
크기는 30mm로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타이타누스나 안테우스의 암컷도 아닌것 같으며 결국 동정할수 없었습니다.
옆의 풍뎅이는 등화채집 동안에 날아왔는데, 쇠똥풍뎅이의 일종으로 보이나 역시 동정할수 없었습니다. 앞다리 부절 두개가 다 날아가 버렸네요...
점각열이 많이 발달한 풍뎅이들과, 그리고 국내의 풍뎅이보다 한 2배 정도 큰 광택이 아름다운 녀석도 잡았습니다.
이녀석도 동정을 못했네요. 찾아보면 나올것 같지만.
Chrysina속의 보석풍뎅이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광택이 멋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채집의 주인공이었던 키론 한쌍....
저 짧은 뿔이 못내 찜찜하게 합니다...
그리고 첫날 제게 기운을 주었던 Odontolabis 암컷...결국 Odontolabis mouhoti로 잠정 동정 하고, 만X에서 표본을 구입해서 전족했습니다.
웬지 암컷만 전족해 두기는 좀 허전했지요...
두번째 채집때 어느정도 선방하게 해주었던 Batocera sp.
앞다리 부절이 못내 아쉽게 만드네요....
풍뎅이들은 이렇게 배열해 주었습니다.
이건 카메론 하이랜드에서 잡은건 아니고, 쿠알라룸푸르 말라야 대학 교정을 걷다가 떨어져 있던걸 주웠습니다.
어느정도 날개는 보존되어있었고 더듬이도 멀쩡했지만, 죽은지 너무 오래된거같아 연화가 어려워서, 그냥 대강대강 전족했습니다.
국내 어리호박벌의 2배 반은 되었습니다.
사실 거기서 큰 사마귀들을 잡을수 있지않을까 기대했지만..결국 등화에는 이 30mm정도의 작은 사마귀 한마리만이 날아왔습니다.
이녀석도 동정은 못했네요.
2번째 채집때 잡은 이름모를 사슴벌레 암컷,(동정바람)
그리고 아스타코이데스 수컷을 같이 전족해두었습니다.
아스타코이데스 수컷은, 우연히 나비농장 바깥에서 시체를 주웠던 것을 가져왔습니다.
아마도 전시해놓은 곤충이 죽자 버린 모양인데, 근처에 몇개의 조각들이 더 널려 있었지만, 수습할 길이 없어 가장 멀쩡했던 시체만 집어왔습니다.
결국 그동안 했던 등화채집보다, 근처에서 주운 곤충들이 못지않게 가치가 큰 비극이네요...ㅠㅠ
국내의 말매미보다 약간 더 큰 매미. 종은 결국 동정 못했습니다.
확실한건 제왕매미는 절대 아니라는 것이었지요. 밑에 있는 작은 매미들은 이번 채집때 한 10마리 넘게 잡혔는데, 전체적으로 쓰르라미와 비슷했습니다.
위의 매미보다 아아주 약간 더 큰(그러나 별 차이 없는) 또다른 종류의 매미입니다.
이녀석이 조금더 크길래 제왕매미인가? 했지만,
못내 허전해서 만X에 주문해 진짜 제왕매미 표본을 사왔을땐...그 택도 없는 크기차이에 놀라야만 했지요.
이제부터 나방 사진들 나갑니다...
개인적으로 나방중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건, 이 태극나방류였습니다.
국내 태극나방 암컷보다 1.5배 이상 컸고, 태극 무늬가 선명하면서 날개 주위가 검은 녹색 광택이 은은하게 빛났습니다.
결국 목표로 했던 나방인 아틀라스나방은 직접 잡지 못했지만, 이녀석을 잡은걸로 위안을 삼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동정은 못했습니다.
나방들 표본을 이렇게 마무리했습니다.
사진이 흔들렸네요;
만X에서 결국 아틀라스나방 한쌍을 구입했습니다.
아틀라스나방, 그리고 갑충들을 한데 이렇게 배열해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박각시나방류와 사마귀, 제왕매미와 다른 매미들, 벌들을 이렇게 배열했습니다.
저 사마귀는 이번에 말레이시아에서 꼭 잡고 싶었던 Rhombodera basalis 인데, 결국 잡지 못해 만X에서 구입해서 같이 전족을 했습니다.
오른쪽 맨 위에 있는 프로써 배벌 역시 겸해서 구입했습니다.
이래저래 잡은 것보다 산게 더 좋은 불편한 현실이네요..ㅠㅠ
아무튼 긴 글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 해외 채집을 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땐 혼자가 아니라 다른 조력자들과 제대로, 체계적으로 한번 채집을 해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