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6년 6월.....
정말 더운 초여름이었습니다.
몇달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투구새우 채집을 위해서 귀찮음을 이겨내고
시내버스에 올랐습니다.
상당히 외진곳으로 가야하기에 버스를 2번 환승해야하고, 편도 거리는 약 2시간.....
(사실 버스 환승시간이 1시간입니다 ㄲㄲ..)
환승을 하고 2번째 버스에 올랐을때의 사진입니다.
고성군과 마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이 마을은 흔히 이야기하는 "시골"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버스에 탑승한 승객은 대부분 고령의 어르신들..
젊은 사람은 저 혼자 뿐인지라, 관심을 한몸에 받습니다.
"학생 어디가는가?"
"아~ 새우 잡으러 가고 있습니다."
"새우? 바다쪽으로 가나?"
"아뇨 논두렁이요 ㅎㅎㅎㅎ"
"논에 무슨 새우가 있나...?"
어르신은 모르셨을껍니다. 논두렁에 살고있는 이 새우같지 않은 새우들의 존재를 말이죠.....
잠시 투구새우에 대해 설명하자면
영어로는 Triops (3개의 눈)로 불리며, 3억년전 고생대에 처음 나타났다고 전해집니다.
흔히 말하는 살아있는 화석의 범주에 속하며, 그 외형은 3억년전 화석과 현재의 모습이 거의 변함이 없고
역시 살아있는 화석에 속하는 투구게와 외형적으로 매우 흡사합니다.
(투구게 민물버전)
바닥에 있는 유기물을 먹고살며, 간혹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도 보여주기에 잡식성으로 판단됩니다.
(사육도 쉽다곤 하는데, 일단 저는 투구새우를 사육 목적으로 채집한게 아니므로 패스.)
또한, 수명은 1달 이내로 짧은 편이고, 알 상태로 생존하는 기간이 아주 길다고 하는군요.
(물이 없는 상태로 몇년씩 동면이 가능하다고...)
버스에서 내려서 도착한 채집지.....
사진 구석에 찍힌게 중학교입니다. 시골이라서 학교가 작아요.
아무튼, 투구새우를 채집하려면 논에 물을 대고, 모내기를 하는 5월 말~6월 초 쯤을 노려야 합니다.
(논에 농약을 치면 안되기에 이렇게 시골로 오는 것이구요.)
시즌의 중반쯤에 접어든 상태라서, 어느정도 성장한 개체들이 많이 보입니다.
투구새우를 한번 찾아보세요 ㅎㅎ
좀 더 가까이서 찍어보겠습니다.
2마리가 보이시나요?
"뭘봐 임마"
"뭐"
......네 그만볼께요.....(뜰채를 꺼내들며)
중간 채집과정은 일일이 촬영하기 힘들어서 패스.
(논 바닥을 훓는 작업이라서 진흙이 많이 묻습니다. 카메라 만지면 휴대폰에 머드팩 선물.)
채집하면서 대충 몇마리인지 새어봤더니 80마리 가량 잡힌걸로 나왔습니다.
보통의 생물과 달리, 투구새우는 수온이 높은 환경에서 서식하는듯 하더군요.
(채집지 수온 37도.)
[투구새우 수컷]
투구새우는 뒤에 달린 꼬리를 통해 암수구분이 가능합니다. 꼬리가 양쪽 다 길면 암컷
한쪽만 길면 수컷입니다.
촬영한 개체는 수컷이며, 올려놓고 보니까 확실히 투구게와 비슷하군요.
중간에 ㅍㄸ님이 합류하셔서 수서곤충 채집을 위해 장소를 옮겼습니다.
특유의 귀찮음으로 인해, 이동과정/채집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수서곤충 채집 결과
송장해엄치게, 장구애비, 게아제비, 물땡땡이, 잠자리 수채, 올챙이, 우렁이 등을 채집했습니다.
장구애비 하나만 제가 잡고 나머지는 전부 ㅍㄸ님이 채집.......
집에 가는길에 거위벌레가 있어서 촬영해봤습니다.
아래쪽으로 보니까 삼엽충의 느낌이.........?
자이언트 하귀드처럼 생긴 이름모를 식물이 있어서 기념사진 하나 남겨봅니다.
정말 키가 큰 식물이더라구요.
ㅍㄸ님과는 저녁식사 후 해산했습니다.
올해에도 즐거운 채집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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