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옛날부터 충우에는 채집사진을 올려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랜기간 사육을 접고, 군대도 다녀온 성인이 되고서야 다시 곤충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5월30일~6월21일까지 3주동안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아주 행복한 일이지만 외가집이 제주도입니다.
결혼식, 가족모임등 여러 일들이 있어 채집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채집초짜의 내년까지 목표가
와일드 왕사를 채집해보는게 목표입니다. 장기누대로 와일드 확실한 녀석들만 대형화 시켜보고 싶네요.
채집초짜라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다녀왔습니다.
저가항공을 탑승해서 싸게싸게 날라갑니다.
어울리지 않지만 결혼식때 입을 정장이 구겨질까 입고 출발합니다.
(이날 대구 온도는 30도가 넘었습니다.)
한시간가량 날아가 금새도착한 제주도
도착 기념으로 가족,친척들과 만나 밤바다보며 술한잔,
무엇보다 놀란게 날씨가 정 ㅡ 말 시원합니다.
채집 초짜는 열심히 맨땅에 헤딩합니다.
정보공유할 사람도 없었고, 차도 없어 힘드네요
계속 걷다보니 도착한 수목원입니다.
도끼채집까지 생각을 하고 있는터라 수목원에서 채집은 할 수 없기에 눈물을 머금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제주도 북쪽입니다. 북쪽은 저런 침엽수가 울창한 숲들 뿐이라 산책하긴 좋지만
채집지로써는 아니라고 판단해 귀가했습니다.
요즘 핫한 애월입니다.
효리네민박과 드라마 촬영지로 요즘 핫해졌습니다.
6월 바다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닷가와 분위기좋은 카페들이 맘을 설레게 합니다.
오징어배가 나올 시즌이 아닌데 아마 갈치배인지, 바다위엔 수많은 불빛들이 보이네요
학창시절 4년정도 제주도에서 살았습니다. 곤충사육을 처음시작하고 끝을 지었던 시절 제주도는 정말 채집초짜인 아이도 자연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좋지않네요. 도시화가 된 곳이 많아지고 전보다 보기가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채집을 목표로 다니기보다 여행하며 만나보고 싶었지만 전처럼 쉽지 않습니다.
결국 제주도 여행 막바지에 채집을 계획하고 움직입니다.
이번엔 외가쪽에 온김에 남부쪽 채집입니다. 물론 차도없고 남는건 시간과 몸뚱이뿐..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먼지벌레류인듯 합니다.
처음 만난 갑충에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보는 제주홍단입니다. 전에는 냄새난다고 잡아놓고 그 귀함을 모르고
표본상자채로 방치해두다 사라졌는데
이제서야 그 값어치가 얼마나 되는지 깨닫습니다.
제주도 특유의 탁한 붉은색이 눈에 띕니다.
드디어 만난 제주산 장수풍뎅이입니다.
딱정벌레류만 만나 산으로 더 붙어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 눈앞에 날개를 펼치고
떨어져 주십니다.
신설된 도로입니다. 개발이 중지된 곳이라 저녁엔 사람도없고 차도 거의 지나다니지 않습니다. 대략 이쯤이 3시간 가량 걸었을때입니다.
앞뒤로 인적도, 차도 없습니다. 이때 시각은 대략 12시쯤 되었던 것 같네요.
제주도 뿐 만이 아니라 시골까지 통용되는 것입니다만
시골에는 집집마다 개를 참 많이 키웁니다. 그중 목줄이 풀려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몸뚱이 만한 개 한마리가 짖으며 쫒아와 다리를 뛰어갑니다.(제주도에서 한시간에 한마리꼴로 목줄없는 개를 만납니다. 대부분 개가 피하지만 가끔 덤벼드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게 참 위험했던건 도로가에 가로등이 없고, 다리 아래는 급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에도 사진을 찍으며 달립니다. 흔들리는건 어쩔수 없네요.
불하나 안켜진 도로위를 개에게 쫒기며 달립니다.
정말 무서웠습니다. 대략 10분정도 쫒겼습니다.
쫒기면서도 웃으며 사진찍는걸 생각해보니 저도 대단히 미쳤..
한숨돌리고 다시 불빛 아래를 탐사하기 시작합니다.
풍이들은 별로 생각이 없었는데 자꾸 보이니 한마리씩 주워담았습니다. 키우는게 딱히 어려울 것 같지 않아 누대해볼까 생각합니다. 색상별로 모으는것도 재밌을 거 같네요
오후9시~새벽2까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열심히 걸은 결과입니다.
원했던 갑충류는 많이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표본거리도 많이 잡았고 그중 나름 희귀한 것들도 잡혔습니다.
슬슬 집에 똥쟁이 한마리가 필요하던 탓에 잡힌 제주산 와일드 장수암컷
몸에 기스하나 없는 녀석입니다. 몸 마른건 신생은 아닌듯한데 시기상 아직 일른듯하여 페어링 여부를 알 수 가 없네요. 꼭 누대받고 싶어집니다.
집에서 재보니 대략 45mm급의 작은 사이즈 입니다.
큰명주 딱정벌레입니다. 처음보는 녀석이라 동정을 질문하기도 했는데.
귀한 녀석이라고 합니다. 사육을 권하시기도 하는데 육식딱정벌레와 그 냄새를 견디질
못하여 사육은 포기합니다.
홍단이나 멋쟁이만 보다 이런 녀석을 보니 등껍질이 참 특이합니다.
제주 홍단 검은색 버전입니다. 잡고나서도 이게 홍단이야? 의야해 동정글을 올렸습니다. 표본하시는 분들은 검은개체를 잡으러 제주도에 다니시는 분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참 귀한 녀석인듯 합니다. 초보자에게 행운이 따라 주었습니다.
노멀한 홍단입니다. 제주도는 조금 탁한색이 나온다는데 발색을 보아하니 조금 탁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외로 먼지벌레류를 잡은 듯한데 동정도 잘 안가고 관심이 좀 적은 개체라 표본용으로 모아두기만 했습니다.
크게 이틀연속으로 남부쪽 채집을 계획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습니다.
제주도 첫 장마시작인 날입니다.
잠깐 나와 하늘을 바라보는데 쉽사리 그칠 비가 아닌듯합니다.
그래도 전날 저녁 채집에 목표하는 종을 다 못봤고 돌아갈 날은 몇일 안남아
채집에 나섭니다.
뚜벅이는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가 40분마다 오는걸 보며
다음엔 꼭 렌트를 해오리라 다짐합니다.
꿉꿉한 날씨속에서 버스는 참 시원하고 쾌적합니다. 바깥풍경을 보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운전자가 아닐 때'나 가능한 것이겠지요.
채집전문가분들은 보자마자 딱 '어디'라고 아실만한 곳입니다.
친척들에 사진보여주며 '여기 어디가면 있시멘?' 물어보니 한 세군데 정도 찝어줍니다.
그중 차없이 혼자 갈만한 곳을 가보았습니다만
장마의 영향과 혼자라는 압박감에 더는 밑으로 내려가지 못했습니다.
사실 채집만을 목적으로 하고왔다면 이런 여유를 가지지는 못했겠지요
휴대폰 하나로 찍은 사진치고는 정말 잘 나왔다고 자찬합니다.
채집인 것과 동시에 여행인 것이라는걸 새삼 깨닫습니다.
장마비에 맞아 물방울이 맺힌 꽃들과 풀들을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여러 루트를 혼자 돌아봅니다. 계곡쪽은 채집이 불가능한 지역이며 장마비가 위험하기도 합니다.
혼자인 채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안전이겠지요.
안전이 중요하다 말하며 혼자 위험하게 숲길을 돌아다닙니다.
이시기 제주도는 뱀이 참 많습니다. 주변에 물린 친척들도 있고
제주도민이 조심해야할 시기라 말하면 정말 조심해야 할 시기겠지요.
다행히 발밑조심하며 걸었지만 뱀은 만나지 않았습니다.
울창한 숲을 바라보면 참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비를 맞아보기도 했습니다만 생각해보면 혼자 대체 무슨 생쇼를 하다 온 건지 ..
초짜라 어떤 나무가 좋은지는 잘 모르지만
이 나무에 없으면 여긴 없는거다! 소리지를 정도로 상태 좋아보였습니다.
도끼질을 할때 부드럽게 박히는 느낌과 균사내음이라고 할까요?
향도 좋았습니다만 없었습니다.
물론 이 나무 말고도 여러 나무들도 찾아봤습니다. 거저리류를 제외하고는 만나질 못합니다.
나무를 잘 못보는 건지, 주위 나무생김새는 보통 이렇고 + 팽나무류가 섞여있었는데
에거스나 사슴벌레류는 만나질 못합니다.
역시 채집초짜인 이유는 채집지가 문제가 아닌듯합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달팽이 중에서도 동양달팽이인듯 합니다.
물론 이런쪽으론 크게 지식이 없어 동정이 확실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달팽이류에선 좀 귀한 녀석인듯합니다.
도로위에도 같은 종류의 녀석이 기어가고있습니다.
딱히 데려갈 생각은 없었지만 여자친구가 키워보고싶다고하여 챙겨보았습니다.
잘 키워주길 바라며..
낮채집은 사실상 비만 쫄딱맞고 수확은 없었습니다만
군대때를 제외하고 이렇게 비를 맞아가며 걸었던 적도 없는것 같고(억지로였지만)
여기저기 멈춰 사진을 찍으며 몸은 힘들지만 정말 행복한 시간입니다.
비맞고 오랜시간 걸었으니 마지막 도착지는 목욕탕입니다.
혼자 목욕탕 가는게 싫어 잘 안갔었는데, 정말 오랫만에 갑니다.
비쫄딱 맞고 땀 빼고 들어가는 목욕탕은 정말...좋았습니다.
다시 대구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탑승합니다.
3주가량 긴 시간에 비하면 채집기간은 참으로 짧네요.
대부분 렌트하셔서 채집하러 다니시겠지만 걸어다니며 채집하는것도 여행의 일종이라
생각하면 정말 느낌이 다르네요.
이틀새 12시간 가량 걸었습니다. 물집이 잡히고 발목에 통증도 오지만
스스로 행복하게 무언가를 해본게 얼마만인가 생각해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쓰는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요번 여행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채집실력은 문제가 많은듯합니다. 앞으로 더욱 많이 경험해봐야겠습니다.
제주도는 매년 몇번씩이나 가는 곳이니 욕심부리지 않고 천천히 즐기며 다녀야
겠습니다. 채집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즐거운 취미생활이 안되겠지요?^^
3주동안 관리못해준 녀석들 관리해주며 바빠 글이 조금 늦었습니다.
충우에는 꼭 채집기를 올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처음 올려보게 되었네요^^
다들 즐거운 채집되시고 꼭 안전한 산행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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