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본문만 조금 수정하여 충우에도 올려봅니다. 주로 곤충에 관련된 선물이라면, 나비 액자를 많이 만들어서 주곤 했는데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주변 분들께 직접적인 '곤충'은 아니지만, 곤충인 꿀벌이 생산해내는 밀랍을 사용해 만든 립밤을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곤충이 아닌만큼 충우페이지와는 크게 관계가 없지만, 그래도 곤충이 만들어내는 물질인만큼 충우곤충박물관에 밀랍이란 소재로 만드는 립밤 제작 글을 올려 소개드려봅니다.
대학교 곤충학과에 있을 시절에 클럽 활동을 위한 모금 행사로서, 과에서 직접 생산한 꿀과 밀랍 양초, 밀랍 립밤, 밀랍 고체 로션 등을 만들어 판매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배웠던 레시피를 이용해 겨울마다 꼭 밀랍으로 고체 로션이나 립밤을 만들고, 주변 분들한테 선물을 해왔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쓸 것을 따로 만들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변 분들께 선물하고자 많은 양을 제작해보았습니다. 밀랍은 벌집에서 추출되는 천연물질입니다. 벌 알러지가 있거나 혹시라도 꿀을 먹고 알러지 반응이 보였던 적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사용을 피하는게 좋습니다. 꿀은 벌에 의해 생산된 천연물이기 때문에 간혹 벌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비정제된 꿀이나 밀랍에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먼저 재료를 살펴보도록 합니다. 재료 조사에 애를 쓴지라 나름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글을 적어봅니다.
레시피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에센셜 오일이나 플레이버 오일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몇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말씀드리자면, 에센셜 오일은 우리나라(한국)에서는 식용으로 사용을 안하는 편입니다만, 외국에서는 베이스 오일과 섞어 농도를 낮추어 식용으로 사용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에센셜 오일 중에서는 농도를 낮추어 식용이 가능한 오일(씨트러스, 등 과일은 가능한 편)이 있고, 농도를 낮추어도 위험한 오일(티트리, 등)이 있으니 잘 알아보셔야합니다. 에센셜 오일은 아로마(aromatherapeutic) 오일과 다른 겁니다. 플레이버 오일이란 건, 식용성 향 오일입니다. 체리향도 있고 파파야향도 있고 다양합니다. 이건 식용이 가능하다고 나온 겁니다. 버진 올리브 오일은 요리에 사용되는 올리브 오일입니다. 비타민 E 오일 대신에 버진 올리브 오일을 넣는 것인데, 최종적으로 제작물에서 좀 더 기름진(?)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넣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시아버터에는 비타민 E 뿐만 아니라 A나 F도 함유되어있습니다. 비타민 E 오일이란 것이 따로 판매되긴 하나, 이 것에 직접적으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네요. 하지만 어딘가에 함유되어있을 때는 그 농도가 낮기 때문에 안전한 모양입니다. 이 부분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식용색소는 요리할 때 쓰는 것 사용해도 됩니다.
밀랍과 시아버터는 refined(정제된), unrefined(비정제된) 등, 정제되었거나 정제가 안됀 채로 판매되는데 에센셜 오일이나 플레이버 오일을 넣어 향을 첨가하고싶다면 refined(정제된)를 구매하시고, 밀랍과 시아버터의 자연스러운 향을 원하신다면 unrefined(비정제된)를 하셔도 무관합니다. 저는 밀랍은 unrefined, 시아버터는 ultra refined 를 구매했습니다. 밀랍은 블럭형, 스틱형, 비즈(작은 구슬)형, 등등 뭘 사용하던 상관 없지만, 작게 조각난 것이 더 빨리 녹습니다. 블럭형은 알맞은 양을 사용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조각내어야하는데 망치로 두들기거나 식칼을 뜨거운 물에 담궈두었다가 꺼내어 잘라내면 조금 더 쉽게 잘립니다. 하지만 깅장히 견고하기 때문에 미리 조각난 밀랍을 사용하는게 편합니다. 시아버터 사용량을 반으로 줄이고, 코코아 버터를 레시피에 추가하기도 하는데요. 예전에 고체로션 제작할 때, 코코아 버터를 사용해 본 결과, refined 된 상품이었지만 향이 너무 강해서 향을 망쳐버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외 코코넛 오일도 사용을 많이 하는 편이나, 사용해보지 않아 본 글에서는 제외시켰습니다.
50개의 립밤 튜브가 꽂혀진 튜브 트레이
립밤 튜브는 이베이 등을 통해서 50개, 100개, 200개 등 다양한 세트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회사마다 사이즈나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튜브 트레이도 다양합니다. 되도록 튜브 트레이와 튜브를 같은 회사에서 구매하세요. 튜브 트레이는 녹인 밀랍을 튜브에 부을 때 용이합니다. 저는 양이 많아서 튜브 구매한 회사에서 함께 구매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튜브는 0.15 oz 사이즈 입니다.
1. 밀랍과 시아버터를 녹이기 위해 중탕을 하거나 전자렌지를 이용해야하는데, 그에 안전한 유리병을 사용하였습니다. 유리병에 작게 조각낸 밀랍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넣고 전자렌지를 가동합니다. 2-3분 정도 돌리면 어느정도 녹습니다.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했듯이 시아버터를 퍼넣어 천천히 잘 녹여줍니다.
2. 잘 녹인 밀랍+시아버터+버진 올리브 오일을 잠깐 식혀줍니다. 식용색소를 이때 넣으시면 됩니다. 에센셜 오일이나 플레이버 오일을 너무 뜨거운 상태에 넣으면 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너무 뜨거운 상태에서 립밤 튜브에 부어 넣으면 튜브 틈세를 통해 세어나가기 때문에 작업이 깨끗하지 못합니다.
3. (걸쭉해지지 않은 상태를 전제 하에) 나무 젓가랏 등을 담구었다가 자신의 손 등에 찍어도 뜨겁지 않는 정도라면, 적당히 식은 상태인 겁니다. 이 때 에센셜 오일이나 플레이버 오일을 넣어주면 되는데요. 플레이버 오일은 튜브 50개에 70-80방울 정도 넣어주면 적당합니다. 강한 향을 원하신다면 90-100방울 쯤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에센셜 오일은 전체량의 1-2%만 넣어줘야하기 때문에 튜브 50개 기준으로 40-80 방울 정도만 넣어주시면 됩니다. (튜브 하나에 0.8-1.6 방울이 들어감) 영유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한다면 0.5-1%나 그 이하로 넣어줍니다. 성인이 주로 사용한다면, 1-2% 정도를 넣어줍니다.
완성된 립밤의 모습입니다. 왼쪽부터 무향, 체리향, 파파야향 입니다. 왼쪽의 무향은 제가 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향을 첨가하지 않은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밀랍의 향이 납니다. 립밤 라벨을 출력해서 붙히셔도 됩니다. 저는 스킵. 대신 향이 다른만큼 색소를 다르게 넣어 색으로 구분을 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