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호프입니다.
제가 최근에
이전 기타연재에서 계획을 세웠던
'프로젝트N2'
(http://www.stagbeetles.com/bbs/board.php?bo_table=webzine_etc&wr_id=15459)
를 수정해서 사고실험를 하고있었죠.
그러던 도중.
멘델의 유전법칙을 찾아보고 나서
'아 이거다!'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단 5분만에 가설을 완성했습니다.
제 가설은
'남방넓적사슴벌레 우열형질설'
입니다.
이게 무엇인고 하면,
멘델의 유전법칙 제 1번인
'우열의 법칙'
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입니다.
(출처: Google)
우열의 법칙은 간단히 말해서,
대립하는 생물의 성질이 유전될 때, 그 중 우성(우수한 형질은 아님)이 유전되는 것이 우열의 법칙입니다.
다만, 이 잡종이 똑같은 어버이로부터 나온 다른 잡종과 교배가 되었을 때에는 3:1의 비율로 형질이 분리가 됩니다.
이것이 멘델의 유전법칙 제 2번인
'분리의 법칙'입니다.
(출처: Google)
이 법칙을 이용하면, 간단히 남방넓적사슴벌레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제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리고 필기구를 이용해 정리하기 시작했죠.
그리고,위에 나온 것처럼 단 5분만에 가설이 완벽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우선,
가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열 설정부터 하죠.
남방이(단치)가 a, 일반(장치)가 A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제주도에만 남방넓적사슴벌레가 서식하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지상으로 남방넓적사슴벌레가 건너가도, 우열의 법칙에 의해 그 다음 세대인 잡종 1세대(임의로 F1이라고 부르겠습니다.)에는 단치의 특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F1중 한 마리가 다른 모체의 순종 사슴벌레와 만나면, 분리의 법칙에 의해 자손의 형질이[ Aa + AA = AA / AA / AA / Aa ]처럼 나타나게 됩니다. 결국 단치 유전자가 발현되는 사슴벌레 및 단치 유전자를 가진 넓적사슴벌레는 내륙지방에서 차차 없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제주도는 격리되어있던 탓에 단치형 사슴벌레가 보존되는 것이 가능했고, 이로인해 우리가 부르는 남방넓적사슴벌레(단치형 넓적사슴벌레)가 제주도에서만 발견이 되는 것입니다.(한 세대에만 걸친 형질이 아니라, 계속해서 유적되는 형질)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같은 F1이 짝찟기해서 생겨난 F2에는 3:1로 형질이 분리되지 않나?"
맞습니다. 그렇게 하면 F2에는 분명 3:1로 열성형질인 단치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기형발생을 막기 위해서 같은 자손끼리 짝찟기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더더군다나 많아봐야 20~30마리인 사슴벌레 유충의 특성상 같은 F1끼리 자연에서 짝찟기할 확률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줄어들게 되죠. 즉, 거의 무시하셔도 되는 확률입니다. 설사 만난다고 해도 모체는 순종이 아닌터라 보존 역시 힘들 수밖에 없죠.
위 사진은 제가 가설을 세우면서 그린 모식도입니다.
이게, 제가 생각한 가설의 전부입니다. 생각외로 별 거 없죠.
그런데, 뭔가 더 궁금한 점이 생기지 않나요?
"그럼 왜 장치가 제주도로 건너 갈 생각을 하지 않나?"
맞습니다. 최근들어 해양, 항공 산업이 발달하면서 제주도와의 왕래가 잦아졌고, 그로 인해 내륙지방의 사슴벌레 역시 제주도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실제로도, 제주도에서 잡히는 사슴벌레 중 단치는 꽤나 많지 않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남방넓적사슴벌레라 부르며 귀여워하는 이 사슴벌레는
'제 가설에 따르면' 열성 형질이기에 차차 제주도에서 사라져가는 것이죠...
그러므로, 충사마님과 충우가 단치를 누대사육하고 있는 것은 유전학적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궁금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충우에서는 남방이를 키울 수가 있는가?"
그 해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10년 전인 2008년, 제주도로 채집을 가신 충사마님은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 한 야산에서 도끼 채집중 운명적으로 넓사 암, 수 3마리를 득두하시게 됩니다.
계간 곤충에 창간호에 그때 채집에 대해서 실린 내용을 보면,
'그 넓적사슴벌레를 데려와서 누대해보니, 모체의 단치가 그대로 유전되었다.'라는 내용입니다.
즉,
너무나 다행히도 충사마님이 잡았던 3마리 모두 열성 형질을 지닌 순종이었던 것이죠.
다른 기타 브리더들 역시 단치를 누대하고 계셨지만, 충우의 규모상 제주산 단치를 널리 알린 것은 최초로 누대한 것이 아니더라도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출처: 충우곤충박물관 쇼핑몰)
이상으로 길었던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후유! 초고(초기 원고)쓰기 시작한 때는 1시 반인데.. 마친 시각은 무려 4시 반....
(출처: Google)
(허억..허억...헉...힘들어 죽겠다....살려..줘...그놈의 맘아이......왜 맨날...막아대고 난리야...허억..)
나중에 이 글을 더욱 다듬고 수정하고, 근거를 더욱 많이 준비해 계간곤충에 투고해 볼까 합니다.
정말이지
이 긴 글을 대서사시 읽는 것 마냥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이 긴 글을 하룻밤만에 천자문 쓰듯 쓴 저도
참 고생했네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고,
쓴 정성만큼 보답은 해주셔야죠?
부탁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