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모든 일의 시작-헤라클레스 원명아종 구매.
부산에서 개인 거래를 통해 헤라클레스 원명아종 표본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직거래가 잡혀있었으나, 판매자 사정상 택배로 거래방식을 변경했고, 비교적 저렴한 값에 140mm에 근접하는
굵은 헤라클레스 표본을 얻게 되어 좋아했습니다. 문제는 사진에도 나와있듯이 포장 상태가 너무 개판이었다는 사실이죠.
다행히 표본 상태는 A++이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런게 헤라클레스구나....! 싶을 정도로 묵직하고 굵은 헤라클레스입니다.
손에 올려놓고 보니까 왜 헤라클레스가 갑충계의 아이돌인지 알만하더군요.
(코카서스 키론 키론 / 도르쿠스 타이타누스 팔라와니쿠스)
이 두녀석과 함께 "세계의 대형 갑충류"라는 소박한(?) 주제로 디오라마를 구상한 상태였습니다.
글쓴이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예토전생]도 시켜보고........
뭐 아무튼, 디오라마를 구상한거까진 좋았는데.......
[참굼사장님과의 통화.]
-삼촌, 헤라 표본 샀습니다. 멋지죠?? 이거로 디오라마 만들어서 사무실에 걸어두면 어떨까요?
-안되. 표본해.
-예?
그리하여 디오라마의 꿈은 물건너가고..... 귀찮은 전족작업이 저를 기다리게됩니다.
Part.2 내가 전족을 하는것인가, 전족이 나를 하는것인가.-암걸리는 표본작업.
그리하여, 주말을 기해 표본 및 기타 용품을 챙겨서 참굼 농장으로 향했습니다.
헤라헤라,코카키론,타이팔라,타이뱅쿨,타이야수오,돌쿠알키,돌쿠안테 등등......
근 5년간 냉장고에 짜박혀있던 표본들이 드디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아 나는 디오라마 하고싶었는데에에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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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곤 육수 만드는법.]
육수를 우려낼 재료들을 넣고, 뜨거운 물을 적정량 부어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국물이 진하게 우러나오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곤충에게서 나온 동물성 지방이 우러나오면 완성입니다.
음~ 스멜~ 둘이 먹다 둘다 죽을수 있는 맛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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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는 이정도 해두고, 위와 같이 연화작업을 거친 후,
정말 짜증나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소위 말하는 "똥물빼기" 작업이죠.
(위-타이타누스 벵쿨 / 아래-타이타누스 타이폰)
몇몇 표본러 분들은 이 망할 똥물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내장 제거 작업을 선행한다고 하시더군요.
근데 저는 귀찮아서 그런거 못합니다 핳핳핳
내장제거를 하려면 온몸 마디마디를 다 분해하고 나중에 재조립 해야되는데 그걸 언제 다하나요 헣헣
물빼느라 여러 과정 사진들은 생략하고, 물이 적당히 빠진 헤라클레스부터 전족을 시작합니다.
표본 핀이 모자라서 정말 고정 안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전부 부절을 걸어버리는 식으로
야메전족을 해둡니다.
아. 코카서스 키론이 두개 있었는데, 대형개체는 부절이 다나갔고, 소형은 멀쩡하길레
소형 코카의 부절을 다 때서 대형개체에게 이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장기털이]의 표본 버전이라고 볼 수 있지요.
소형 코카서스에게 묵념.
그 사이에 타이폰을 미리 전족 해두었습니다.
표본을 할수록 늘어나는것은
질식사 할것같은 썩는냄새와
그 냄새가 베여버린 손과
사람을 귀찮게 하는 파리때
그리고 저려오는 다리 뿐입니다.
또 여차저차 해서 이번에는 팔라와니쿠스를 전족했는데, 더듬이가 양쪽 다 떨어져서
오른쪽은 금방붙였는데 왼쪽이 뭔짓을해도 안달라붙더군요.
2시간동안 이것만 붙을고 있다고 화딱지나서 관뒀습니다.
시간이 상당히 늦은 상태라서 일단 이정도만 하고 밥먹으러 갔습니다.
수고했다고 고기를 쏘시더군요. 오예 삼겹살
Part.3 일의 끝.
그 다음날.
과정 모두 생략하고 결과만 보여드립니다.
헤라클레스 원명아종
코카서스 키론 원명아종
아체타이타누스
벵쿨타이타누스
타이폰타이타누스
팔라완타이타누스
안테우스
알키데스
이렇게 전족 작업은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