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 전 외뿔 한 쌍 랜덤경매에 당첨되어 기쁨의 포효를 한 windmill, 김희수입니다.
최근 며칠 동안 곤충 박람회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충우 내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관련 주제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었지요...
이야기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글이 되겠네요...
제가 연재를 쓰는 시간을 기준으로 47개의 댓글이 달린 핫한(?) 게시물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이 글을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습니다.
저는 전시 후 모든 외곤들이 폐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하지만...
회원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장문의 글을 올리신 회원분도 계시고요...
올라온 글들을 읽고 저는 이런 댓글을 달기도 했지요...
(그 와중에 깨알같은 베댓)
부정적인 입장과
유보적인 입장
긍정적인 입장
등등등...
여러 입장이 나오더군요...
저도 올라온 게시물과 댓글들을 읽어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외곤을 수입해서 전시하는 박람회 등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고
관람한 마지막 외곤 박람회도 중학생 때 예천곤충축제(이름이 이게 맞던가...?? 가물가물)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곤충 박람회도 어느 정도 발전을 거쳤을 가능성고 있고,
만약 곤충이 희생되더라도 사람들이 지적으로 얻는 것이 있다면 희생을 감수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요...
그래서 곤충 박람회는 관람하지 않겠다는 저의 원칙을 깨고 (글 쓴 시간 기준으로) 어제 문제가 되었던 '신비한 세계 곤충 박람회'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일단... 가보신 분들은 예상하시겠지만... 제 평가는... 그닥 좋지 않습니다...
불편한 장면이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께름칙하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살포시 눌러주시길...
8시 30분, 제 집 근처의 지하철역 중 하나인 세류역을 출발했습니다.
종로 3가에서 3호선으로 환승
(사실 더 빠른 경로도 있지만 여러 번 환승하기 귀찮아서...)
킨텍스가 위치한 대화역 도착 직전 지하철 상황
텅텅철이라는 것이 이런 건가요 ㅋㅋ
저를 포함해서 1칸에 단 4명...
지하철 출구를 나오면 이런 표석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사방에 매미가 깔려 있더군요...
1년 치 매미 소리는 여기서 다 들었던 것 같습니다 ㄷㄷ
길을 계속 걷다 보면...
대화중학교를 지나서...
(처음 봤을 때 순간 '대학' 중학교인 줄 알았습니다 ㅎㅎ)
킨텍스 건물이 나타납니다.
건물 외벽에 걸려 있던 대형 현수막
사실 이때 까지만 해도 오랜만에 가 보는 박람회라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성인 기준 17,000원 ㄷㄷ
저는 인터넷 예매를 해서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하기는 했지만 비싼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우선 입구에는 키론 한마리가 있더군요.
풍선을 불어 만들어서 그런지 퀄리티는 조악했습니다.
어린이들은 신가했는지 반응이 좋더군요...
여러 가지 테마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중구난방으로 전시하던 과거의 박람회가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일종의 기쁨까지 느껴지기도 했는데...
일단 전시된 생체의 일부를 촬영해 왔습니다.
귀차니즘이 강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애교로 넘어가 줍니다...
(사실 이 날 박람회 최고의 설명문을 꼽자면 개인적으로 이것...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지요.)
애사도 있고...
(사진이 흔들렸네요;;)
설명문에서 오타를 찾으시면 칭찬해 드리지요...
우리딱정벌레
둥글장수풍뎅이
8마리 정도 전시되어 있다군요...
한 마리 꺼내오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Fail...
외곤 - 키론
수1 암2 조합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보시며 아시겠지만 살아는 있는데 앞다리가...
헤라 - 헤라
수컷 1마리만 전시되어 있더군요.
뒤의 아이 표정을 주목해 주시죠.
딱 봐도 신기해하고 흥미로워하는 표정...
이게 곤충 박람회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누비스코끼리장수풍뎅이
표본으로도 구하기 힘든 종인데 여기서 보니 반갑긴... 하더군요.
짝짓기 중이었습니다.
1달 후의 운명도 모른 채... 주륵...
뭐라구요...???
이보시오 영자 양반, 아누비스랑 엘레파스는 아예 다른 종인데...???
(키론을 2군데에 나누어 전시했더군요. 왜지...???)
직원을 불러 뒤집사하기 전에 뒤집어 주라고 얘기했습니다.
사진을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닥에 톱밥 말고는 깔린 것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한 번 뒤집히면 자력으로 원상복귀할 방법이 없습니다...
얘들은 곤충이 아닌데...??? 여기 왜...???
나란히 전시되어 있었는데...
솔직히 어린아이나 곤충에 큰 관심이 없는 부모님들 입장에서 구분이 가능했을까요?
차라리 둘 중 하나만 전시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엘라프스
전시장 내부 온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주륵)
단치형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명문에 집중해 보시지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으셨나요?
곤충 매니아인 여러분들이라면 그렇겠지요.
하지만 일반인들이 장치, 단치의 변이에 관한 개념을 가지고 있을까요?
어디가 흉부인지는 알고 있을까요?
학명은 Hexarthrius mandibularis
그런데 국명은 Rhaetulus mandibularis...???
혼란하다 혼란해...
하지만 1달 후에... 주륵...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표본 수집 10년차인 저도 라코다레와 스펙타빌리스를 종종 혼동하는데
일반인들이 위의 종들을 본다면... GG
"어 이거 아까 본 거 같은데 왜 여기 또 있지...???"
참담한 마음을 뒤로 하고 수서곤충을 전시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직접 건져서 만져 볼 수 있는 체험 존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지못미...
그 와중에 꼬마아이 패기 보소...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상당히 깔끔하게 잘 전시해 놓았더군요.
굉장히 깔끔합니다.
오랜만에 맘에 들더군요.
뭐 나름 미적 가치를 추구한 것 같기도 하고...?
여러 변이 개체들도 전시해 놓았더군요.
하지만 일반인이 이 변이 개체들의 가치를 알고 있을까요?
(그란티 흑색 변이 개체를 보고...)
"엄마 얘는 흰 장수풍뎅이인데 왜 검은색이야??"
말 그대로 희귀종이나 희귀 돌연변이 개체들을 모아 놓은 곳이었습니다.
다리 8개짜리 비단벌레
모제리 자웅 모자이크
일반인들이 이런 개체들의 가치를 과연 알지...
물량으로 승부한(?) 뮤엘러리
설명에서 딴지를 걸자면...
이보쇼, 영자 양반, 한국에 뮤엘 표본이 흔하다고...???
설마 전시된 개체들만 보고 흔하다고 믿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
본론으로 넘어와서, 북한산(産) 장수하늘소도 있더군요.
뜬금없는 곳에 전시되어 있던 말벌집...
전시장 가운데에는 이런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각종 나비와 나방이 그득하더군요. 그런데...
...
니들은 일반인들이 저 많은 나비와 나방을 하나하나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거냐...??
디오라마 전시관.
쿨리티 하나 만큼은 칭찬해 주고 싶었습니다.
화질 ㅈㅅ...
어린이를 위한 공연도 하더군요.
지켜 보니까 흥미를 목적으로 상연하는 것 같았습니다.
흠...?
(현수막에 주목하시오)
표본 교실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오각뿔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듯.
생물 및 사육용품도 판매중이었고...
이걸 보면 체험에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쓴 것 같기는 한데...
범퍼카와 드론은 왜 갖다놓은 거니...??
나오는 길에 전시되어 있던 대벌레
뭐... 그렇다네요...
이런 것도 있었는데
12시 25분의 풍경... ㄷㄷ
반딧불 쇼타임이라 쓰고 녹색 LCD 전구 관람이라 읽는다...
이런 것도 있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저 잘린 날개들 어떡할 것이여 ㅜㅜ
보시면 아시겠지만 관객 대부분이 어린이들이죠...
어린이를 겨냥해서 전시회를 기획했는데
정작 어린이들 입장에서는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설명 문구들을 보자면...)
어른 입장에서도 난해한 설명 등이 있고...
배경지식이 없다면 뭐가 뭔지 모를...
기획한 사람 역시 전문성이 부족한 것 같고...
하여간 문제가 아직도 많네요...
역시 아직 곤충 박람회의 수준은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물론 10년 전보다는 훨씬 낫긴 하지만...
그리고...
뒤집어 주라고 얘기했건만...
실제로 구경한 외곤 생체는 300마리도 안 되는 것 같은데 30000마리라고 광고하는 이유가 이것이죠.
죽으면 케이스를 리필하기 위해 따로 보관해 놓은 생체 수도 포한된 것입니다...
하.. 정말 끝까지 사람 울적하게 만들더군요...
울적한 마음으로 점심을 간단하 떼우고...
중앙선을 타고
여담이지만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수색역을 찍은 사진입니다.
이 거리에 역을 왜 2개나 만들었을까요?
전 역에 도착한 중앙선 열차...
그냥 찍어 본 사진
1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용산역에 왔습니다.
여기서도 곤충 박람회 광고가...
우울합니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은 만X
간 김에 표본도 하나 샀구요
꽤 커보이죠?
뭘까요? ㅎㅎ
오랜만에 다우리아도 영접합니다
활발하더군요
사장님 일을 이것저것 도와드리다 보니 시간이 꽤 빨리 가더군요...
오후 8시 30분...
장장 12시간에 걸친 탐방이 끝났습니다.
집에 가는데 노을이 깔리고 있더군요...
참 만감이 교차하는 하루였습니다.
결론은...?
당분간은 곤충박랍회에 안 가도 된다...;;
이상 긴 연재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분은 꿀꿀하지만 마지막 짤은 붙여놓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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