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뎅1 
도라지 
전라도 왕사슴벌레 채집기
정염 
예전부터 군대 전역하면 왕사슴벌레 잡으러 한 번 가자는 이야기를 훈님과 많이 했었지만, 항상 흐지
부지 되어버리고... 막상 실행에 옮긴적은 없었다. 어느덧 군 전역한지 5개월이 지나고...
왕사슴벌레 채집은 기억에서 잊혀진듯 하였으나... 돌연 성훈님이 다시 왕사슴벌레 채집 이야기를 꺼
내서, '이번엔 진짜 한 번 가보자' 하게 되어, 바로 다음 날 일단 가기로 하긴 하였으나...
왕사슴벌레 채집은 처음이라, 당최 어디로 가야할지 갑자기 막막해져왔다. 왕사슴벌레가 전라도 일대
에 서식한다는 것 이외의 정보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
결국 확실한 서식지는 찾지 못하고... 왕사슴벌레가 서식한다는 전라도 근방의 참나무 숲을 살펴보기
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오전 9시에 훈님과 집 앞에서 만나서, 전라도로 출발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냥 간단하게 채집 할 생각 이었다.
드디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난생 처음 가보는 왕사슴벌레 채집이라, 어릴 적에 처음으로 산지성 사슴벌레 채집을 갔을 때와 비슷
한 설레임이 느껴졌다...
전 날, 비가 내려서 아침에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는데, 고속도로에 오르니 날씨가 화창 해졌다.
경상남도 마산에서 전라도까지는 상당히 많은 시간을 차로 이동해야한다.
이동중에 심심해서 찍어본 사진... 필자와 운전 중인 훈님...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아침 식사를 못 한 성훈님과, 먹었으나 다시 배가 고파진 나는, 간식거리로 햄버
거를 구입하고, 도끼없이 곡괭이만으로는 왕사슴벌레 채집은 좀 힘들려나 싶어서, 노점상에 가봤으나
망치와 장도리 같은 공구만 판매하고 있었다.
성훈님이 잡숫시던, 치킨버거...?
나는 불고기버거를 먹었는데, 맛은 그닥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동 중에 왠 기이하게 생긴 산이 나타났다... 마이산이라는 산 인데, 말 귀를 닮아서 마이산이라
는 이름이라고 한다...
최근에 전라도 쪽으로 간 적이 없는데, 최근에 본 기억이 있어서 '이상하다...' 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논산 훈련소 입대 할 때 봤었던 듯.
왕사슴벌레가 서식 한다는, 전라도의 한 지역에 드디어 도착했다.
앞에서 가축방역검문을 하고 있었다. 차가 지나가면 약을 뿌리는데, 훈님이 질색을 했다.
처음에 도착 했을때는 산도 전혀 안보이고, 완전 도심지라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으나, 도시의 외각
으로 벗어나 보니, 몇 개의 야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획대로 일단 시골 마을의 참나무가 있는 야트막한 야산을 올라갔다. 다른 분들의 왕사슴벌레 채집기
를 보면 야트막한 동네 야산이나, 언덕에서 주로 왕사슴벌레를 채집 하는 것을 보고, 최대한 그런 곳으
로 골라서 올라갔다.
그런데 썩은 나무가 거의 없었다... 내가 첫타로 사슴벌레 유충을 발견 하기는 했으나, 힘이 너무 들어
간 나머지 형체도 잘 알아 볼 수 없게 폭살시켜 버렸다.
한참을 썩은 나무를 찾아 방황하다가, 성훈님의 부름에 가봤더니, 썩은 참나무를 발견 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나무에서 첫 왕사슴벌레 유충을 채집하는데 성공했다.
한 마리 채집 한 이후에는, 계속 넓적사슴벌레만 나와서 채집지를 옮겼다.
다른 곤충 채집가들이 다녀간 흔적도 꽤 나타났다.
날씨가 너무 더워져서, 패딩을 탈의한 성훈님의 모습...
잠깐 휴식중...
더워서 땀은 삐질삐질 흐르고...
일단 갈증과 배고픔을 해결하기위해, 슈퍼를 찾아다녔다.
완전 깡촌이라 슈퍼도 잘 안보인다.
슈퍼를 발견해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슈퍼 근처에 있던 작은 언덕을 탐사해보았으나...
넓적사슴벌레만 나오는 관계로 패쓰 했다...
또 다른 야산으로 이동하여 산을 오르려 하는데...
산 옆의 민가에서 동네 개님들이 달려 나와서, 놀아 달라고 난리다...
잠깐 놀아줬더니...
계속 따라다녀서 골치가 아팠다.
개님한테 시달리고 있는 훈님.
요 동네 뒷 산은, 다른 곤충 채집가들이 다녀갔는지, 완전 탈탈 털려 있었다. 채집지를 한 바퀴 둘러봤
는데, 단념 할 수 밖에 없었다...포크레인 한 대 끌고 와서 채집 한 듯 한 광경이었다... 부숴놓은 나무
들을 보니, 그 분들은 재미 좀 봤을 듯 했다.
제대로 된 채집도 하지 못하고, 계속 이동만 하다가 시간을 많이 허비해 버렸다.
벌써 3시가 가까워 온다... 이제는 진짜 제대로 된 포인트를 찾지 못하면, 해가 떨어져서 더 이상 채집
을 할 수가 없게 된다...
마지막 포인트 이동이라 생각하고, 신중히 포인트를 탐색 하던 중, 차 창 밖의 참나무 숲에서 거대한
썩은 나무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차를 주차하고 바로 그 곳으로 달려갔다.
덜 썩은 나무 일까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곡괭이로 한 방 내려찍자, 나타나는 무수한 식흔들...
드디어 왔다... 왕사슴벌레의 향기가 느껴진다...!
성훈님과 나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미친듯이 나무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첫 왕사슴벌레 성충을 채집 할 수 있었다!
수컷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와일드 왕사슴벌레 암컷 성충을 채집 한 것 만으로도 만족했다.
요 녀석을 채집 한 이후에는, 유충만 6마리가 채집 되었다.
왕사슴벌레 유충...
왕사슴벌레 유충...
연달아 유충들이 채집되자, 더더욱 곡괭이질에 박차를 가하고있는 성훈님.
그러다가 뭔가를 꺼내 보여주는데...
죽은지 좀 오래 되어 보이는, 왕사슴벌레 암컷 시체...
이것 이후로는 이 나무에선 왕사슴벌레가 채집되지 않았다. 식흔만 봤을땐 완전 대박 나무라 생각을
했었는데...
약간은 실망을 하게 되었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이 나무를 이젠 뒤로 하고, 성훈님과 각자 반대방향
으로 이동하여 산을 탐색하기로 했다.
이동중에 누군가가 채집한 흔적이 있는, 나무 기둥을 발견해서, 재활용 해보았다.
딱딱해서 손을 안댄 곳으로 곡괭이질을 해보니 식흔이 나타났고...
왕사슴벌레 유충이 나타났다.
옆에 한 마리가 더 있었지만, 힘이 너무 들어가서 그 녀석은 살짝 찍어버렸다.
이 나무에서 왕사슴벌레 유충을 1마리를 채집하고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이 곳도 완전 쑥대밭 이었
다... 갑자기 의욕이 떨어진다.
이동 중에 가시나무 덤불에 빠져서 5분간 뻘짓거리도 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덧 오후 5시가 되어 이쯤에서 채집을 관두기로 하고, 훈님과 합류했다.
훈님은 반대편에서 왕사슴벌레 유충 3마리를 채집하여 오셨다.
하산 하던 중에 찍은 동네 개님들...
이 동네는 개를 엄청나게 키워댄다... 큰 놈들은 좀 묶어놓지... 무섭게시리...
집으로 ㄱㄱ!
백만년만의 채집으로 훈님과 나는 녹초가 되어버렸다.
집에 도착해서 정리를 해보았다...
왕사슴벌레 유충10마리, 왕사슴벌레 성충1마리, 넓적사슴벌레 유충과 성충 몇 마리 정도 채집했다...
왕사슴벌레 수컷 성충을 못 잡아서 아쉽기는 하지만, 첫 왕사 채집이였다는것을 생각하고 만족했다.
댓글평점
5.0
/
1 명 참여
;)
Author
최신연재
New
Cyclommatus sp. 전족 및 잡담
4
폭탄
2
최덕배 갔습니다
우리 톱사 애벌레 살았겠지..?
1
우리집 곤충들
2
굳이 거기까지..?
2
Cyclommatus 상자. 시작의 발자취
4
강덕배 3번째 알?!?!?!??!
사마귀 밀웜 사냥+???배속 먹방
제1회 미래청소년 과학오디션 참가접수
3
32겹자리 실뜨기실
4
우리 학교는 사마귀가 공부해요
2
고덕배 맡게된 주스입니다. ㅎㅎ
Callipogon senex 와 Callipogon barbatum에 대하여
2
2일간 제주도 여행기
1
큰턱 사슴벌레 VS 큰뿔 장수풍뎅이 개정판 사용후기
1
강덕배 2번째알
4
왕사마귀 장레식
5
영양사슴하늘소 우화순간 포착
7
재활용 왕사슴벌레 산란 세팅
54 Comments
5.0
/
1
Best Comment
충우 
하대현 
조판제 
심주용 
권민성 
김동일 
강준성 
최윤재 
김민재 
김대연 
박성현 
김주표 
임영주 
이성준 
진호진 
도윤진 
김영훈 
김용두 
10%
27,000원
191
1,061
깜장신사 
Windmill 
모세미 
버정 
단엘 
나비가좋은 
다람쥐공주님 
초짜곤충 
sease 
장용태 
사슴벌러지 
일본에서곤충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