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도 어느덧 주말을 맞았습니다..
보람찬 한주를 끝마치고서 주말엔 항상 채집을 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잔뜩 잡아 놓은 딱정이들의 먹이도 해결하고, 사슴벌레도 찾아볼 겸 길을 나섭니다.
캐나다는 현재 벚꽃이 한창 만개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한국처럼 많이 심어놓진 않아서 드문드문 있지요.
이건 다른 종류의 벚나무인거 같은데 좀더 붉고 작습니다.
가는길에 달팽이 몇마리를 주웠습니다. 딱정벌레들 먹이로는 안성맞춤이죠.
같은 종이겠지만 색깔이 꽤나 다양합니다.
어느덧 산책로에 도착해서 나무를 부숴 봅니다.
이번 채집은 오래 걸리는 케르쿠스 채집은 관두고 비단사슴벌레나 루고스사슴벌레를 채집해보기로 합니다.
그러나..아쉽게도 이 나무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산책로의 8km 지점 부근에서 거대한 고목이 쓰러져 있는것을 발견합니다. 아마 살았을땐 족히 10m의 높이는 되었을 법하고 폭은 한 아름은 되는 큰 나무입니다.
한국같으면 앗싸좋아라 였겠지만 이곳에서는 아쉽게도 실속없는 케이스이지요.
더구나 침엽수도 아닌 활엽수. 비단사슴이나 루고스사슴벌레는 저런 큰 고목에는 별로 들어있지 않더군요.
그래도 일단 부숴보기로 합니다.
근데 도끼로 부술것도 없이 그냥 나무토막 한 덩어리만 떼어냈을 뿐인데 딱정벌레 하나가 나타납니다. Carabus granulatus입니다.
하지만 별로 반갑진 않았습니다. 이미 집에 같은 종을 15마리 가량 키우고 있는 상황이라..그래도 일단 채집은 합니다.
이번엔 껍질을 조금 벗겼을 뿐인데 1타 2피가 나옵니다;
또 껍질 벗기자마자 굴러떨어집니다. 줍기 귀찮게시리...
결국 나무에 손한번 댈때마다 3,4마리씩 한꺼번에 우수수 나오는 통에 질려 버렸습니다.
일단 나온건 다 잡고, 아무래도 이 큰 나무에는 사슴벌레는 안 나오겠다 싶어 그냥 발길을 옮깁니다.
채집시작한지 30분도 안되서 딱정이만 15마리 가량 잡혔습니다.
예감이 좋아 보이는 나무토막을 발견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노래기만 나오네요. 하아~
가다가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길래 사진 찍었습니다만, 너무 멀고 어두워서 잘 안찍혔네요.
오래 전 버려진 대포를 이용해 누가 웃긴 장식을 해 놨네요.
그러던 중 표면에 구멍이 숭숭 뚫린 나무 토막을 보고 한번 쪼개 봅니다.
이번에도 헛탕이겠거니...싶었는데.
읭?
쪼개자마자 비단사슴벌레 수컷이 나옵니다. 헐!
또한번 손으로 덩어리를 하나 뜯어내니 수컷이 또 나옵니다. 와!
그리고 암컷도 나와 줍니다.
껍질 하나 벗기자 수컷이 하나 더 나옵니다.
숨어있는 수컷 한마리 추가.
꺼내보니 중형 수컷이군요.
그리고 오늘 채집의 하이라이트.....한번 쪼개자. 여러마리가 우수수.
기분 째지는 이 순간....한번에 몇마리가 나왔을까요?
정답은 7마리 입니다.
한쌍이 계속 나와줍니다.
위의 감동적인 1타 7피 이후에도 1타 2피 3피는 계속해서 나왔습니다.
이 사진 이후로는 더이상 채집사진을 찍지 않고, 계속 주워 담기만 했습니다.
아무래도 산책로 부근에서의 채집이라 얼른얼른 채집을 마무리 짓고 사람들 오기전에 떠나야 했습니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갑니다.
채집 결과물.(딱정이들은 너무 정신사나워서 안 찍었습니다. 딱정이는 15마리 잡았더군요.)
암컷 26마리, 수컷 32마리 각각 일일히 세서 확인했습니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첫 채집 성공 이후. 꼭 한달이 지나는 3월 14일에 한국 캐나다 통틀어 이렇게 58마리라는 제 사슴벌레 채집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게 되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이번 채집에서는 비단사슴벌레 한 종류만을 잡을수 있었고, 케르쿠스와 루고스사슴벌레는 보지 못했습니다.(케르쿠스는 서식 수종이 다르니 아예 볼수 없었고, 루고스는 위의 그 초대박나무에서는 두세마리 시체들만 발견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비단사슴벌레와 같은 수종에 서식하지만 서식 환경이 좀더 까다로운듯 합니다.)
다음에는 케르쿠스나 루고스사슴벌레도 이런식으로 대박이 터졌으면..하고 바래봅니다.
그럼 다음에도 더 재밌는 채집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