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정확하게 1년 만에 문학산에 채집을 갔습니다. 채집하던 나무도 작년과 같은 두꺼운 통나무 였습니다. 문학산은 도시에 있어서 사슴벌레는 많지 않지만 고사하고 쓰러진 썩은 나무가 아주 많습니다. 전북에서 채집을 할 때는 썩은 나무를 찾지 못해서 실패했는데 여기서는 너무 많으니까 허무하네요. 유충의 종류는 볼 것도 없이 문학산은 애사슴벌레 밖에 없습니다. 넓적사슴벌레도 있다는 글은 본적이 있는데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 도끼질을 해서 나온 번데기방 입니다. 저 큰턱이 살짝 보이면 정말 긴장됩니다. 저게 왕사슴벌레였다면 하는 쓸때없는 생각도 해봅니다.
얼음이 몸에 맺혀 있고 움직임도 없는데 바로 따뜻하게 해주니 집에 와서 마구 돌아다니는데 참 신기합니다. 너무 얼었을 때 충격을 받으면 부러저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집할 때 흔히 보이는 진홍색방아벌레 입니다. 색깔이 매우 예쁜데 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인기는 없습니다. 뒤집으면 튀어오르기도 합니다.
첫 유충입니다. 이후에도 유충을 상당히 많이 잡았는데 터트린 것도 많아서 아쉽습니다. 몸은 멀쩡하더라도 체액을 조금씩 흘리거나 너무 얼은 채 충격을 받은 것들은 살아나지 못할 것 같아 참 아싑습니다.
말벌은 항상 나무를 쪼개다 보면 들어있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추워도 움직입니다. 그래도 둔해서 손에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 같습니다.
방을 둥글게 만들고 나무 중앙까지도 들어 있습니다.
암컷도 찾았습니다. 역시 잘 얼어있지만 녹이니 살아납니다.
유충 하나 성충 하나 빼고 다 한나무 에서 잡았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유충을 한마리 더 잡았습니다. 채집물은 애사슴벌레 암수 한쌍에 유충13마리 진홍색방아벌레2마리 입니다.
터트린 것들이 많아 아쉽고, 사슴벌레는 성충과 유충 모두 추울때 잡으면 땅땅 얼어서 움직이지도 않는데 말벌이나 거미, 지네 같은 것들은 잘만 움직여서 사슴벌레가 추위에 강한건지 의심이 갑니다. 오랜만에 가서 많은 수를 잡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따뜻한 날에는 가만히 있다가 정말 추워진 날에 갔더니 너무 춥네요. 추워도 곤충은 잘 숨어 있으니 가까운 집 주변 산이라도 가서 도끼질 해보면 많이 잡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