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첫 채집을 그동안 가고 싶었던 남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가기 전에는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고 계획도 짜서 수월할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막상 가니까 생각보다 힘든 채집이었습니다.
그래도 북쪽에서는 보기 힘든 여러 곤충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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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에 각자 집 앞으로 나와서 출발합니다.
오백원님은 역시 이날 지각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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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리다 보니 드디어 해가 뜨네요.
5시에 출발해서 몇 시간 동안 헛소리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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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뭘 좀 먹고 갑니다.
배도 부르고 날씨도 좋아서 금세 채집지에 도착을 합니다.
채집지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헤매고 공장에 쓸 만한 나무도 몇 개 잘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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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뒤적이다보니 털보왕사슴벌레가 나오네요.
매우 작은 수컷입니다.
처음엔 암컷인가 할 정도로 매우 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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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는 유충들도 몇 마리 나와 줍니다.
털보왕 유충이 맞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예전에 털보왕 유충을 사육해보았는데 채집해 온 유충들이 다들 버섯으로 변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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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무에서 비단벌레의 유충도 나옵니다.
비단벌레의 유충은 몸은 가늘고 머리는 대두인 이상하게생긴 녀석입니다.
비단벌레는 천연기념물로 채집이 불가하기 때문에 잘 넣어두고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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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속에서는 미처 나오지 못하고 죽은 시체들도 보입니다.
비록 시체지만 반짝반짝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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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하던 중에 하늘소의 식흔이 있던 덩굴을 좀 잘라왔는데
단면이 꽃모양이라 꽃덩굴이라 불렀습니다.
잎도 없고 가지도 없고 덩굴만 있어서 어떤 식물인지 알기 힘드네요.
어떤 벌레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혹시 이 덩굴의 이름을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세요.
첫날의 채집은 이정도로 마치고 두 번째 채집을 하기위한 장소 야간에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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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에서 하루를 자고 일어나니 날씨가 어제보다 더 좋아집니다.
오늘은 벌레가 많이 잡힐 것 같은 상쾌한 기분이 듭니다.
한적한 임도를 따라 채집지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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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소나무에사는 사슴벌레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소나무를 여럿 뒤적여 보지만
사슴벌레의 흔적은 전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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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소나무 비단벌레는 몇 마리가 나와 줍니다.
그냥 비단벌레보다는 몸이 굵고 짧은 느낌입니다.
빠른 이동을 하여서 오늘의 목표인 졸참하늘소를 찾아봅니다.
흔적이 있는 나무를 몇 개 발견하였지만 대부분 유충이거나
이미 다들 나가버린 나무입니다.
어쩔 수 없이 길에서 라면이라도 끓여먹습니다.
채집은 역시 근성 있게 해야 합니다.
해질 때 까지 찾아 헤맸지만 졸참은 결국 볼 수 없었습니다.
졸참 하나 보려고 다른 것을 아무것도 못해서 하루 종일 한 게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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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낚시를 해보지만 물고기도 안 잡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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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차도 방전됐네요.
오늘은 되는 게 없는 날이네요.
드디어 세번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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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실패를 잊고 아침부터 근성 있게 채집지로 들어섭니다.
채집지에서 무덤가 주변에 누가 이미 윗부분을 잘라놓은 나무를 발견합니다.
톱밥가루도 많고 수피에 흔적도 많이 있어서 나무를 잘라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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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자르자 반쯤 잘린 번데기가 나옵니다.
이미 죽이 된 것이 얼마 전에 죽은 녀석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녀석들은 이미 성충이 되어 나간 것으로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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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단면은 이미 하늘소가 파먹고 나간 흔적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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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린 유충들도 나오네요.
이쯤해서 졸참은 포기하고 다른 녀석들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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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벌레가 잘 잡히지 않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무를 부셔보니 월동중인 멋쟁이 딱정벌레가 나옵니다.
딱정벌레류는 원래 흙속에서 동면을 하는 줄 알았는데 나무속에서 동면하는 모습은 처음보네요.
색깔도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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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부시다가 보면 사슴벌레 유충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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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사슴벌레도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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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사슴벌레도 나옵니다.
색이 빨간 것이 아직 덜 마른 개체인지 원래 저런 건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마침내 후박하늘소의 산란흔이 있는 후박나무를 몇 그루 발견합니다.
많이 상해있는 나뭇가지를 잘라보자 애벌레들이 파먹은 식흔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나무를 반으로 쪼개보자 드디어 후박나무하늘소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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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빛이 매우 매력적인 하늘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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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통로 속에 애벌레들이 먹은 나무톱밥으로 번데기방을 만들고 성충이 되어있습니다.
성충을 전혀 다치게 하지 않고 나무를 쪼개는 오백원님의 기술이 대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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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나무 하늘소를 발견한 우리는 대나무류에 사는 하늘소를 찾아보기로 합니다.
해질 때가 다 되어서 그냥 길가에 이대류가 많이 있는 곳에 차를 세우고 무조건 찾아보기로 합니다.
남한에 있는 이대는 신의대가 아니고 이대류중 하나라고 합니다. 신의대는 북한에만 서식하는 종류라고 하더군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뭐 뭐 일단 쪼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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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쪼개가 톱밥이 매우 많이 들어있어서 여기라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곧 유충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충이 나온 나무는 테이프로 다시 잘 감아서 가져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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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드디어 성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대류 속에서 꽉 차게 끼어서 사는 모습이 매우 신기하더군요.
역시 벌레는 한번 보면 찾기 쉬운 것 같습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약 1시간동안 각자 몇 마리씩의 성충을 채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에는 하늘소 같은 녀석들이 나올만한 나무를 조금 찾아봅니다.
사실 집에 가져오니까 두토막 세토막씩 밖에 없네요.
생각보다 나무를 많이 안해와서 뭘 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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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집에 돌아오기 전 짐정리를 하다가 도로가에 있는 왕대를 부셔보자 주홍하늘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홍하늘소는 왕대의 수피 사이를 파먹고 사는데 얇은 틈에 살기 때문에 몸이 납작합니다.
가슴이 완전히 검은색인 변이까지 나오던데 대나무가 있는 곳이면 남쪽지방에는 어디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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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에서는 짝지하늘소의 번데기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졸참은 볼 수 없었지만 남쪽의 신기한 곤충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만간 남쪽에 한번 더 가서 신기한 곤충들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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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충사마님에 의해 2012-04-07 17:48:36 채집기에서 복사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