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채집편 - 충우곤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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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위의 블로그 링크)에 해물왕자님이랑 6월이 되면 오랜만에 꼭 한번같이 사슴벌레 보러 등화 채집을 가자고 약속을 했었고, 그 이후 2주가 지나고 6월 20일 날씨가 가장 좋은 날을 골라 채집 계획을 새웠다.
아침에 아들 녀석을 학교에 내려주고 바로 해물왕자님이 계시는 경기도 북부로 출발! 해물왕자님을 픽업하여 근처 맛집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양평 해장국집에 가서 둘이 맛나게 내장탕 한 사발을 뚝딱하고 기존에 등화 치던 곳으로 다시 발길을 옮겼다.
방문하려던 채집지 근처에는 편의점이나 점심을 먹을 만할 곳이 없기 때문에 도로변 편의점에 들렀다. 그런데 세우고 보니 이 주유소는! 미스터 톱밥님이랑 제일 처음 야생의 왕사슴벌레 암컷을 주웠던 곳이 아닌가? (그 표본은 기념이라고 미스터 톱밥님이 가져갔다 다시 돌려주어서 나의 표본 상자 한자리에 잘 있다)
추억에 잠기며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편의점에 온통 인도네시아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 잠깐 내가 인도네시아에 채집을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여하튼 오늘 사슴벌레의 본진 인도네시아 분들을 보다니 일단 일진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그런데 도대체 이분들은 왜 대체 여기 단체로 계신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 남이섬을 구경 가는 관광객분들이었다. ㅋㅋㅋ K 컬처의 위대함이란...
차를 달려 강원도에 도착!
개인적으로 20년을 넘게 모니터링한 등화 채집 사이트가 있는데, 역시나 그 임도는 입구가 막혀 있어 들어갈 수 없었다. 그냥 도보로 올라가서 참나무들에 수액을 확인하고 내려오려고 하는데, 해물왕자님이 똥을 빨고 있는 은판나비를 발견하셨다. 너구리나 오소리 똥 같은데 겉은 말라 있었지만 속은 아칙 촉촉한지 대롱을 여기저기 찔러서 빠는 모습이 우수꽝스러웠다. 하지만 미네랄은 필수!
이날 날씨가 고양시 최고 37도를 찍은 한반도 최고의 더위였다. 물론 일교차의 왕국 이곳 강원도 춘천 근처 역시 33도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에 차를 놓고 걸어서 임도를 오를 수는 없는 일이고, 근처 다른 사이트로 이동 주간 채집을 진행하였다. 저 멀리 먼저 장비를 챙겨서 채집에 나서는 해물왕자님이 보인다.
유튜브를 찍는데 바빠서 포충망은 던져 놓고 해물왕자님 뒤에서 곤충 구경을 하였다. 초여름 나비들이 가장 활발한 날이었는지 주변에 왕오색나비, 은판나비, 줄나비 등이 바글바글 서로 영역 다툼을 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새로 구입한 픽디자인의 캡처 액션캠 마운트를 처음 가방에 달고 다녀봤는데 꽤 괜찮게 고정이 되는 것 같다. 다만 이곳은 평지에 광활한 지역이라 액션캠으로 담은 영상이 기록 외에는 그리 쓸모가 없었다. 이것으로 픽디자인 제품 생태계의 반쯤은 구입한 것 같다. 픽디 삼각대에도 장착이 가능해서 삼각대 고정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앗 갑자기 충우 테크연구소 모드가 발동...)
산길 옆으로는 냇가가 흘러서 어리장수잠자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보인다. 차로 지나갈 때도 엄청 많이 보였는데 와보니 바닥에 많이 앉아 있어서 포충망으로 쉽게 잡을 수 있었다.
산길 주변에 엄청 높은 나무 위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새 녀석들이 있길래 이리저리 찾아보았는데 쉽게 보이지 않았다. 쌍안경을 놓고 왔더니... 더 찾을 수가 없었는데 우연히 아주 높은 곳에 앉아 있던 녀석을 발견했다.
오 종~추! 큰유리새다!
blue-and-white flycatcher
학명: Cyanoptila cyanomelana
3대 미조라는데~~~
기부니가 좋쿠나!
근데 윗부분의 컬러가 몰포나비색인데...
밑에서만 보다니 ㅠㅠ
그 이후에도 곤충 보느라 탐조는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들려 나무 꼭대기를 망원렌즈로 훑어보니 또 큰유리새 수컷이었다. 암컷은 더 꼭대기에 있는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애절하게 울어대는지 참 너도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근데 앉아 있는 곳이 높아도 너무 높아 복부가 보이는 각도로 밖에 촬영을 할 수 없었다. 흑흑... 정말 아쉽다. 다음에 또 만나겠지.
큰유리새의 멋진 청색은 감상하지 못했지만, 이날 비행 중인 왕오색나비를 캐치하여 또 다른 아름다운 청색을 감상할 수 있어 대리만족했다.
주간 곤충 조사를 마치고 산 정상의 등화 장소로 이동해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이곳은 최근에 찾은 곳인데 기존의 사이트보다 곤충은 덜 하지만 임도가 넓어서 등화 하기가 좋은 장소이다. 산 정상에서 편의점에서 사 온 제주 용암수에 얼음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그 빈 공간에 스타벅스 파이크 플레이스 로스트 커피를 부어 마시니…
크~ 이곳이 바로 Heaven이다!
BUT 좋았던 것도 잠시…
어 해물왕자님… 우리 발전기에 휘발유… 안 넣어 왔네?
ㅋㅋㅋㅋㅋ 발전기를 들고는 왔는데 휘발유를 안 채워 왔던 것이다. 뭐 이게 한두 번 있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가장 가까운 주유소를 향해 임도를 다시 내려왔다.
임도를 내려와 동네를 지나 논 옆을 지나는데 해물왕자님이 투구새우철이라고 보고 싶다고 하셔서 일단 차를 세우고 내려다보았는데, 오잉? 논두렁에 회색의 투구새우가 막 돌아다니고 있는 게 아닌가? 잽싸게 논으로 내려간 해물왕자님 여기저기를 찾아보는데 안 보인다고 하시고 우리가 본 곳은 돌아서 들어가야 되는 곳이라.
급한 대로 망원렌즈를 껴서 촬영해서 확대해 보니… ㅋㅋㅋ 투구새우가 아니라 회색의 거대 올챙이였다. 하여튼 주유소에 가서 발전기에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이제 에코플로우 같은 파워뱅크로 가야하나ㅠㅠ) 다시 임도 올라가기도 귀찮고 해서 기존 채집지 근처에 도로 옆 넓은 공터에서 불을 켜기로 하였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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