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갤러리에 상주하다가 정말 오랜만에 웹진에서 게시글을 작성해보네요
최근 Osmoderma 속 표본들을 수집을 시작하면서 표본을 수리하게 된 과정을 게시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심심할 때 마다 항상 해외표본 매물을 체크하곤 하는데 그중 오랜기간 팔리지 않고 남아있던 매물을 제가 집어왔습니다.
다만 표본이 매우 오래된 것이고 이미 중심핀이 꽂힌 상태로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에 상태를 확인하는것이 최우선이었습니다.
택배를 열고 바로 확인을 해봤는데......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어느정도 파손이야 감수를 하겠다고 생각했지만은 이정도의 파손은 셀러의 포장미숙의 문제로 생각되더군요
다행히 이후 셀러와 연락을 나누며 무사히 환불을 받고 평화롭게 마무리지었습니다.
일단 그나마 멀쩡한 개체의 표본부터 확인해봅시다.
81년 5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채집된 꽤나 오래된 표본입니다.
셀러의 말에 의하면 해당 표본은 셀러가 가진 표본들 중 올드 콜렉션에서 추출하여 별도로 판매하는 제품이라고 했는데
중심핀도 지나치게 하단에 꽂혀있을 뿐더러 추가적인 수리와 세척을 위해 손을 대기로 합니다.
40년 가까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의 연화를 이용하니 충분히 부드러워집니다.
내장 상태를 제외하곤 키틴질이나 관절부 모두 매우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딱정벌레 표본이 보존만 잘된다면 반영구적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상품 이미지에서 부터 기름기가 올라온게 보였기 때문에 깨끗하게 내장과 지방도 제거해주기로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뒷다리 퇴절 바로 아래 복부와의 경계의 막을 절제해서 복부를 분리해냅니다.
연화와 해부를 통해 큰 덩어리들을 주고 제거한 후 에탄올이나 아세톤을 이용하여 남은 지방이나 기름기를 추가적으로 제거해줍니다.
개인적으로 해당 방법이 기름에 찌든 헤라클레스를 완벽하게 복구하는데에도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특별한 것 없이 복부를 솜으로 채워서 기존의 볼륨을 살려내고 다시 붙인 후 전족하면 됩니다.
이상한 위치에 꽂혀있던 중심핀도 다시 보기좋게 꽂아주고 떨어진 부절은 붙여줍니다.
큰자색호랑꽃무지들은 색충들에 비해서 덜 예민한 편이라 건조기로 돌려도 별다른 문제는 없기 때문에 건조기에서 10~14시간 정도 말려줍니다.
더욱 완벽하게 수리를 해 주고 싶었지만 앞서 말했듯이 표본의 파손 상태가 좋지 못한 편이었고,
오래된 표본들인지라 일부 부위들이 연약했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한 선에서 진행을 하느라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남아있어 안타깝긴 합니다.
그래도 맨 처음 상태와 비교해보자면 훨씬 나아졌기 때문에 만족스럽게 액자에 넣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