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의 힘을 빌려 뺀질나게 드나들던 만O에 개학후 처음 방문했습니다.
이제 고 2인지라 바쁠 예정이고 진로문제로도 고민이 많아 그나마 시간이 좀 되는 학기 초에 후다닥 가봤네요.
학교가 끝나자마자 카카오택시까지 타고 달려 역에 도착해 표를 샀습니다.
버스도 있긴 한데 충청도 시골이라 너무 늦게 와서 역에 도착하면 차가 떠나 있더군요.
게다가 택시까지 탔는데도 한 2분 남기고 도착해 입석표 사고 에스컬레이터 미친듯이 뛰어올라가니 기차가 들어오고 있더란..
아무튼 기차를 타고 달려서..
영등포역에서 내려 걷고..
김안과병원.
타임스퀘어와 함께 만O에 갈때마다 여길 지나치면 아 도착했구나 하고 실감이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그리고 도착했습니다.
왜 폐문인가 싶으실 텐데 사실 위의 사진 3장은 여길 나온 이후 상황을 재현한 겁니다.
사실 폐점이 구글 검색 기준 6시로 되어있었는데 15분쯤 남기고 급하게 도착해 오던 도중 사진을 못남겨서 다시 찍었습니다.
(여담으로 실제 폐점시간은 6시 반입니다)
여기 들어오면 특유의 표본 냄새, 나프탈렌 냄새, 기타 여러 냄새가 섞여 나는데 이걸 맡을때마다 참 행복해지고 도착한게 실감이 나는 기분이네요.
딱정벌레는 아종간/지역별 변이가 다양하니 수집하는 맛이 참 좋네요.
솔직히 요샌 장수 사슴도 별로 안땡기고 헤라 장각이랑 딱정벌레 선택하라 하면 후자 고를것 같습니다 ㅋㅋ
이곳하면 떠오르는 나비날개 유튜브 버튼은 아예 사진이 없어 패스..
의외로 과거 사진들까지 뒤져봤는데 내부사진 남겨놓은건 별로 없었습니다.
여기서 표본을 사고 타임스퀘어에서 놀다가 종로 들러 저녁 먹으려 했는데 기차시간 때문에 급히 싸들고 달려가 종각에서 영등포까지 지하철타고 다시 돌아와 열차출발 2분쯤 전에 간신히 도착했더란..ㅡㅡ
그 무궁화호가 막차였는지라 놓치면 큰일나는 거였는데 처음 갈때도 그렇고 올때도 기차가 참 살떨리게 했네요.
플래시긴 해도 달이 참 밝더군요.
그리고 이제 산 것들 정산할 시간입니다.
저거보다 더 진한 빨간색의 개체도 있었는데 손상이 심해 다리 하나만 떨어지고 색상도 두 번째로 좋은 얘를 데려왔습니다.
그게 제가 여태껏 본 홍단 중 발색이 가장 좋았는데 아쉽네요.
멋쟁이딱정벌레 원명아종(경기도 안양시)
채집개체인데도 신생충일때 잡힌건지 정말 깔끔하고 몸 대칭도 잘 맞는 친구더군요.
곤봉딱정벌레 babaianus 아종(일본 미야기현)
맨 위 칸에 전시중이던 곤봉은 다 작살나고 상태가 메롱이었지만 보여주신 아래쪽 상자에서 크고 상태 괜찮은 한 쌍을 건졌습니다.
원명아종이 참 갖고 싶은데 일본에 직접 가야하는 건지..
참고로 저건 표본 위가 비닐로 덮여있지 않아 손상 우려 때문에 지퍼백을 벗기지 않았습니다.
이걸 얻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그냥 승기홍단이 올해 다시 들어오는지 궁금해 질문했는데 우연찮게도 작년에 팔고 남은 표본 중 A2 두 마리가 남아있어서 한마리 바로 샀습니다.
좀 부서졌어도 아무렴 어떱니까, 어디가서 구하기도 힘든 종인데.
게다가 집도 멀고 학생인지라 직접 채집도 힘듭니다..제길
올해 여름의 승기홍단 생체도 한번 존버해봐야겠네요.
모두 모아 찍은 사진.
폰카인데다 비닐이 가로막고 있어 실물의 아름다움이 사진에는 반의반도 못담긴게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고보니 우리 충우는 언제쯤 열지..
올해부터 서울 놀러다니기 시작해 아직 충우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 다시 열 날이 언제일지 참 기다려지네요.
충청도는 곤충박물관도 별로 없고 그나마 있는 대전/아산 박물관은 가기도 많이 갔지만 너무 좁고 곤충도 많지 않아 볼때마다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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